일본 식품안전 공포 확산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주변에서 생산된 농산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서 식품안전에 대한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 대지진과 쓰나미, 원자력발전소 위기에 지쳐있는 일본 국민들이 이번에는 식품안전공포가 시달리게 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일 이바라키현 히다치시에서 재배된 시금치에서 기준치보다 27배 많은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일본 후생노동성 안전검사국장 가지 요시후미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치바현과 군마현, 도치기현 등에서도 카놀라(유채의일종)와 쑥갓에서 방사성 물질이 초과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는 "오염된 식품이 이미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오는 24일까지 방사성 물질 오염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에 대한 출하 규제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30km 가량 떨어진 이이타테촌의 수돗물에서는 방사성 요오드가 기준치의 3배 이상이 나와 정부가 음용 자제 조치를 내렸다. 이곳에서 생산된 우유에서도 허용 기준치의 17배에 달하는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
이보다 앞서 19일에는 후쿠시마 내에서 생산된 우유, 이바라기현에서 재배된 시금치에서 법적 허용치를 무려 7배나 넘는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
또 후쿠시마 사고 원전에서 240km 떨어진 도쿄의 수돗물에서도 방사성 물질 검출 수치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는 다만 허용기준치의 1% 미만으로 인체에는 영향이 없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20일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된 우유와 이바라키현에서 재배된 시금치 출하를 금지했다. 일본 정부는 이어 21일 출하 금지 지역을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또 한 해 한 차례만 실시하던 수돗물 검사를 매일 실시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을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와 수출업체들은 "후쿠시마 인근에서 생산된 우유 샘플 37개 중 단 4개에서만 식품위생법 기준치를 웃도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면서 "우유와 시금치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 수치가 인체에 당장 위협될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도 "일본의 식품에 대한 방사선 물질 허용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면서 "현재의 수준은 인체에 위험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농산물의 방사성 물질 오염에 대한 국민 불안이 커지자 후쿠야마 데쓰로 관방부장관은 "시금치와 우유을 섭취해도 문제되지 않는다"며 대 국민설득에 나섰다.소비자들이 방사성 물질이 초과 검출된 우유와 시금치를 1년 동안 먹는다고 해도 한번의 CT촬영을 할 때 노출되는 방사선 수준이라는 것이다. 다만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우유를 마시는 것은 권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사성 물질 피해가 우려돼 일본 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일본산 음식을 꺼리고 있다.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싱가포르, 필리핀 등 일본 주변 아시아 국가들은 일본산 식재료 수입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식품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검역당국은 일본산 수입식품의 방사능 검출 가능성을 주의 깊게 모니터하라고 전국의 검역사무소에 지시했다. 태국은 현재 샘플 검사를 하고 있는 일본산 수입식품에 대해 필요할 경우 전량 검사로 강화할 계획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샘플 채취 등을 통해 일본산 식재료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됐는지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본산 식재료에 지나친 우려를 보이고 있다는 반응이다. 홍콩대학교의 람칭완 임상병리학과 교수는 "현재까지 일본산 식재료가 건강을 위협한다고 규명되지 않았다"면서 "이를 먹는다고 해서 암을 유발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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