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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만드는 의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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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근무 의사 101명… 15년새 10배
개원 어려워지자 몰려…신약개발 성취감


'약 만드는 의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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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진료현장을 떠나 제약회사 직원으로 취직하는 속칭 '제약의사'가 늘고 있다. 최근 100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의 근무처가 외국 제약사에서 토종 국내사로 바뀌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성과가 가시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제약의사' 100명 시대=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제약사에 근무중인 의사는 총 101명이다. 이들의 모임인 한국제약의학회(회장 지동현 한국애보트 부사장)가 1995년 결성될 때만 해도 9명에 불과했다.

회사별로는 역시 외국계 제약사에 많다. 한국화이자에 12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지에스케이와 한국노바티스에 10명, 바이엘쉐링코리아와 한국엠에스디에 6명,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릴리에 각각 5명 씩 근무 중이다.

국내 제약사가 의사를 채용한 사례는 아직 적은 수준이지만 최근 증가세다. 한독 은 김철준 사장과 장우익 부사장을 포함해 총 5명으로 가장 많고, 최근 손지웅 부사장 등을 영입한 한미약품 이 3명으로 두 번째다. 그 외 남수연 유한양행 R&D 전략실장, 전용관 보령 부사장 등을 합해 10여명으로 추산된다.
◆"국산신약 내 손으로 완성하고파"=외국계 제약사에 근무하다 지난해 한미약품으로 자리를 옮긴 손지웅 부사장(내과 전문의)은 "선두권 국내사들의 신약개발 성과가 가시화 단계에 이르면서 능력을 발휘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판단해 국내 제약사로 옮겼다"고 말했다. 남수연 실장도 지난해 미국 제약사생활을 청산하고 유한양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외에 젊은 제약사들이 잇따라 국내 제약사를 택하고 있다.

외국계 제약사의 한국지사에 근무한다는 한계점도 이들의 '귀환'을 부추겼다. 국내사가 상대적으로 조직이 작다보니 신약개발 전 과정을 지휘할 기회를 갖게 돼 더욱 매력적이라고 손 부사장은 덧붙였다.

제약사에 의사들이 많아지면서 업무영역도 다양해졌다. 90년대만 해도 외국 논문을 분석하거나 판촉물의 오류를 찾아내는 '자문역할'이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마케팅, 경영 등으로 보폭이 넓어지는 추세다.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오른 의사도 하나둘 탄생했다. 제약의사 1세대인 김철준 한독약품 대표이사 사장과 이동수 한국화이자제약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제약사 갔으니 밥사라" 옛 이야기…동료의사도 전문성 인정=병원간 경쟁이 심하다보니, 병원을 차려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도 한 요인이다. 최근에는 아예 의과대학 시절부터 제약사 취업을 염두에 두는 학생도 많다고 한다.

제약의사도 엄연한 '전문직'이란 의식이 퍼지면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제약의사들이 흔치 않던 시절엔 제약의사들이 동료의사로부터 "제약사 갔으니 술 사라"는 농담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제약의학회 관계자는 "임상연구 분야에서는 의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이다보니 제약사와 소위 '갑을관계'가 거꾸로 되기도 한다"며 "진료를 보는 임상의사들이 맛볼 수 없는 차원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약개발 노하우를 집약해 한국 제약업계의 체력 상승으로 연결짓는 작업은 이들의 과제다. 더 많은 의사들이 국산신약개발 작업에 참여해 노하우를 후배에게 전수하는 고리를 완성해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신범수 기자 answer@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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