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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회장, "제 자유의 반만 가졌어도 하이닉스 더 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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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 하이닉스 의장 "반도체 의사결정 과감하고 신속할 필요 오너 있어야"
전문경영2人 기업지배구조 서로 다른 소신


이석채 KT 회장이 지난 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제34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이 지난 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제34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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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김종갑 의장님. 구속이 많으셨죠? 제가 가진 자유의 반만 가졌어도 하이닉스반도체는 더 잘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제34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주제강연 후 이어진 김종갑 SK하이닉스 반도체 이사회 의장의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 경영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김 의장이 대표이사로 회사를 챙기던 시절, 많은 외부요인으로 인해 의사결정을 신속히 진행하는 데 제약이 많았을 것임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회장은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 하고 싶은 표정이었으나 "이 자리에 기자들 있나요?"라고 물어본 뒤 취재기자들을 보자 애써 톤을 낮춰 말했다.

이 회장은 "기업 지배구조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 주인(오너)이 있는 회사의 경우 주인이 선명하면 회사가 괜찮은데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특히 주인이 뭔가 집착하는 데 (이사회가) 막지 못하면 회사는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인없는 기업도 장점이 있다. 정치가 없어진다. 큰 재벌기업에는 내부 프로세스가 있다"며 "타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단점이 있지만 안정된 가운데 경영을 잘하면 된다. 경영진이 힘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모든 회사가 주인을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KT나 하이닉스 모두 오너가 없는 기업이며, 둘은 전문 경영인, CEO로서 첫 생활을 두 회사에서 했다. 전자는 정부로부터, 후자는 채권단으로부터 많은 제약을 받는 가운데 오너 기업들과 경쟁에서 회사를 성공적으로 변화시켰다. 전문 경영인 체제 기업이 겪는 지배구조 체제에 대한 의혹을 씻는데 많은 공을 들인 게 사실이다.

이날 '제7회 투명경영대상'을 수상한 김 의장도 기자들과 만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특히 하이닉스에서 이룬 업적으로 회사를 정상화 시킨 것과 더불어 경영진과 이사회를 분리해 책임경영을 지속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이사회 의장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이사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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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 의장은 결국 하이닉스도 주인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사업은 과감한 의사결정을 신속히 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하이닉스의 바람직한 소유구조는 지배주주가 있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언젠가는 (새주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자신을 '아마추어 CEO'라고 소개하며 지난 2년간의 KT CEO 생활은 처절함과 실망 그 차체에서 시작됐다고 털어놨다.

이 회장은 "처음 취임했을 당시 KT는 성장 가능성이 없는 2류 회사로 인식됐고, 1970년대 말 공무원 사회와 유사한 문화와 조직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KT 브랜드 인지도는 낡고 후진 이미지였고 계열사는 제대로 경영되는 게 하나도 없었으며, 직원도 계열사를 협력사 대하듯 했다"고 첫 인상을 설명했다.

이어 "CEO에 내정된 순간 온 사방에서 어떤 사람은 이러니 승진시켜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능력 인사보다 유력인사와 얼마나 가까운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었다"며 "'차 마시는 문화'라는 게 있는데 밖에 나가 일하는 것보다 사내에서 유력인사와 차 마시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말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표로부터 "중소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런 기업과 거래하지 말라는 기업 리스트가 있는 데 거기에 KT가 속했다"는 말을 듣고는 충격을 받아 동반성장을 적극 추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이 회장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KT를 창의적인 기업으로 환골탈태 시켰다. 최근 통합 브랜드로 띄우고 있는 '올레(Olleh)'는 KT 스스로에게 더 필요했던 것이다.

이 회장은 "1위 기업이 극복하기 가장 어려운 도전은 미래 위해 현재 희생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흥망은 발상전환 여부가 좌우한다. 올해 CEO 3년차를 맞는데 KT는 새롭게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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