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CPU 이어 PC용 도전장
-전세계 매출의 10% 이상 자신감


김영섭 ARM코리아 대표

김영섭 ARM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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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인텔의 독식 시대는 끝날 겁니다."

김영섭 AMR코리아 대표는 최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향후 디지털기기의 핵심부품인 CPU 시장에서 인텔의 시대가 저물고 ARM의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이미 이 같은 변화는 지난 9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박람회인 'CES 2011'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삼성전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모두 ARM 기반의 제품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대 전성기 맞은 ARM= ARM은 1990년 설립된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 회사다. 인텔이 성능을 내세워 PC용 CPU 시장을 장악했다면 ARM은 저전력 기술을 기반으로 모바일(스마트폰ㆍ태블릿) CPU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에서 출시되는 최신 스마트폰은 모두 ARM 기반의 CPU를 탑재했다.

김 대표는 "올해 다양한 제조사에서 태블릿PC가 출시되면서 PC시장을 서서히 대체해 갈 것"이라며 "태블릿처럼 이동성이 중시되는 디지털기기에서 '저전력'은 '성능'보다 더 중요하며, 이 점이 바로 ARM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ARM이 새로 주목받게 된 데는 비즈니스 모델이 한몫했다고 자평했다. 인텔은 프로세서 코어를 직접 개발해 생산까지 하는 독점 구조지만, ARM은 CPU 설계기술을 엔비디아,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퀄컴 등에 제공하고 라이선스 비용을 받는 '개방형'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이 같은 오픈 비즈니스 정책이 다양한 칩셋 제조업체를 협력사로 끌어들이는 한편 그들간의 경쟁을 부추겨 인텔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태블릿,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기기가 PC에 견줄만한 성능을 갖추면서 모바일 CPU 시장에 집중해온 ARM의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ARM은 모바일 CPU 시장을 꿰찬 데 이어 인텔의 '텃밭'인 PC용 CPU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그래픽카드업체 엔비디아와 함께 고성능 PC 시장을 위한 차세대 CPU(코드명: 프로젝트 덴버) 개발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의미가 크다"며 "프로젝트 덴버는 ARM이 설계하고 엔비디아가 생산한 CPU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OS)를 얹는 것으로 모바일 기기에서도 PC 이상의 성능을 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RM코리아 설립 장본인. 글로벌 매출의 10%이상 자신= 사실 김 대표는 ARM의 발전에 누구보다 감회가 새롭다. ARM코리아를 설립하고 지난 13년간 일해 오면서 조직이 커가는 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나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당시 잘나가던 글로벌 IT기업 한국IBM을 박차고 나와 주문형비디오(VOD)를 서비스하는 시스템통합(SI) 회사를 창업했다.


하지만 창업의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시. 창업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낀 김 대표는 사업을 접고 새로운 비즈니스에 뛰어들게 된다. 그 때 김 대표 눈에 들어온 게 바로 영국의 작은 반도체 설계자산 회사인 ARM이었다. 당시 직원이 65명밖에 안됐지만 IBM 국제수출구매 부장을 역임하며 ARM의 가능성을 눈여겨 봐왔던 터였다.


김 대표는 무작정 ARM 본사에 e메일을 보내 자신을 홍보하고, ARM의 아시아 시장 진출을 돕겠다는 사업 제안을 했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져 ARM코리아의 대표이사가 됐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매그나칩반도체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고 곧 실적으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2000년 1월 대만, 2002년 7월 중국에 현지법인인 ARM차이나를 설립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며, 현재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일본을 제외한 아태지역 총괄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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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코리아 설립 당시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매출은 현재 전세계 ARM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운구기일(運九技一)이었다"며 겸손함을 나타냈다. 김 대표의 경영 스타일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요약된다. ARM코리아 직원들은 13년의 세월동안 김 대표가 화내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을 정도. 하지만 특유의 온화한 표정 속에서도 조직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있다.


김 대표는 호기심도 많고 배우는 것을 늘 즐긴다. 요즘은 카이스트 테크노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강의를 듣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과 최신 IT트렌드뿐만 아니라 미디어 이슈를 논의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고.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는 김 대표는 주말에 자택이 있는 분당의 카메라 동호회에 참석해 출사를 즐긴다. 김 대표는 "호기심이 많지만 금방 싫증내는 것이 문제"라며 "요즘 새로운 배울거리를 찾고 있다"며 웃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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