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상 타이밍에 울고 웃는 유통가
인상 미뤘던 제과·제빵업계 정부 물가잡기에 눈치만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안도 vs 한숨'
'물가 복병'에 맞닥친 유통업계에 극명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제품가격을 올린 업체들과 그렇지 못한 업체들간에 빚어진 상황이다. 설탕과 음료, 커피 등 일찌감치 가격을 올린 업체들은 숨통이 틔였다며 안도하고 있다. 이에 반해 가격인상을 저울질하다 '실기'한 업체들은 고민에 빠졌다.
특히 일부 업체들이 가격 인상 한달만에 정부의 물가인하 압박에 굴복해 가격을 내린 마당에 당장 제품가를 올리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업체들은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을 감안할 때 무조건 가격 동결만 고수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 가격 올려 '안도'…설탕ㆍ콜라ㆍ커피 줄줄이 인상 = 지난해 말 제당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설탕 출고가격을 평균 9.7% 인상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적자에 시달리던 소재식품 분야에 단비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코카콜라음료와 한국네슬레는 새해 첫 날 전격적인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코카콜라음료는 13개 품목 공급가격을 4.2∼8.6%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1일 음식점에 공급하는 코카콜라, DK, 환타 등 10개 품목 가격을 평균 3∼4% 인상한 데 이어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에 공급하는 품목의 공급가격을 올린 것이다.
한국네슬레는 같은 날 자사의 커피제품인 테이터스 초이스 등을 품목에 따라 8~12% 올렸다. 이에 앞서 오뚜기는 지난달 23일 당면 가격을 17% 인상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칠성사이다 등 자사의 음료제품 가격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정부 눈치에 '전전긍긍'…제과ㆍ제빵ㆍ라면 설 이후 오를 듯 = 일단 정부의 전방위 물가인하 압박으로 식품업계의 가격인상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하지만 이같은 잠복기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게 지배적 분석이다. 이는 국제 원자재값 급등 등으로 원가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기존 가격을 고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선 제분업계의 가격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제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가격을 올리려다 설탕 인상 시기와 맞물려 새해로 미뤘고 현재 분위기를 보고 있는 중"이라며 "정부의 물가 안정 시책에 동참하고는 있지만 설 이후에는 더 이상 인상을 미루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라면, 과자, 빵 등으로의 가격 인상 '도미노' 현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롯데제과, 오리온, 크라운-해태제과 등 제과업체들은 초코파이 등 과자류 값을 7~8%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오뚜기가 출고가 할인을 통해 라면의 대리점 가격을 인상한 만큼 농심, 삼양식품, 한국야쿠르트 등 라면업체들도 밀가루값의 인상에 따라 한 자리수의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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