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1006억 법인세 소송 패소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울산지법 행정부(김종기 부장판사)는 현대중공업이 동울산세무서를 상대로 낸 1000억원대 법인세부과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1999년과 2000년 1600억9700여원을 들여 부도 위기에 놓인 현대우주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이후 이를 투자유가증권감액손실로 회계처리한 뒤 2000년 법인세를 신고했다. 국세청은 2006년 3월 "현대중공업은 유상증자 형식을 빌려 현대우주항공에 신주인수가액 전액을 무상으로 지원했고 이는 조세를 부당하게 감소시킨 행위"라며 법인세 1076억여원을 추가 부과했다.
현대중공업은 3개월여 뒤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해 추가 부과된 법인세를 1006억여원으로 낮추는 처분을 받는 한편 "현대우주항공 신주를 인수하더라도 현대우주항공 소득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므로 이는 조세를 부당하게 감소시킨 게 아니다"라며 담당세무서인 동울산세무서를 상대로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현대중공업은 유상증자 당시 현대우주항공이 청산 절차를 밟고 있어서 투자를 하더라도 수익을 얻지 못하거나 출자액을 회수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면서 "두 번의 유상증자로 조달된 신주인수대금 대부분이 현대우주항공 기존 채무변제에 사용됐고 그 결과 정몽구 회장이 연대 보증책임을 면하게 됐으므로 증자 참여 결정의 주된 이유는 정 회장의 연대 보증 채무 해소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우주항공 유상증자가 정 회장의 보증 채무를 해소할 목적으로 그의 지시에 따라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주도로 이뤄진 점, 유상증자 신주인수가액이 당시 현대우주항공 자산상태 평가에 따른 정당한 평가가액보다 눈에 띄게 고가인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현대중공업의 신주인수행위는 현대우주항공으로부터 자산을 고가로 사들여 조세 부담을 부당히 감소시킨 행위"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세청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게도 현대중공업과 같은 이유로 각각 법인세 556억원과 496억원을 추가 부과했고, 조세심판원이 현대모비스 법인세를 일부 낮춰 397억원이 됐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6월과 11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각각 원고 패소 판결했고 두 판결 모두 현대 측의 항소 포기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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