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이명박 대통령은 "우리는 아직 분단국의 엄중한 현실에서 살고 있다"면서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어떤 도발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대통령은 3일 신년 특별연설을 통해 "평화의 길은 아직 막히지 않았으며 대화의 문도 아직 닫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경제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의지와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대통령이 남북대화의 중요성에 방점을 북한이 신년사설에서 강조한 '유화전술'과 같은 맥락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내던 이 대통령이 남북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북핵 6자회담 재개에 전향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과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오는 19일 워싱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회의 창'을 열어둔 성격이 짙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달 29일 외교통상부의 새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6자회담을 통해서 하지만 남북이 또한 협상을 통해 핵 폐기하는 데 대한민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20년간 북한 핵문제는 남북간에는 논의되지 않은 사안으로 여겨져왔던 만큼 만약 '북핵 채널'이 가동되면 큰 의미를 가진다.


1992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에 따라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가 구성됐지만 특별사찰과 군사기지 사찰 등에 대한 이견으로 남북 당국끼리 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최초의 시도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또 김영삼 정권 때는 제1차 핵위기에 따른 북.미간 협상을 지켜보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서 경수로 건설에 참여하는 수준에 그쳤고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남북간 화해 분위기에서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핵문제를 제대로 제기하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도 북핵 문제를 2003년 시작된 6자회담에 사실상 맡겼고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논의하지 않으면서 보수 진영의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남북채널을 가동할 경우 북핵 협의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6자회담과 남북채널의 '투트랙'이 형성됨에 따라 핵문제에서 남북한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판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일단 상정할 수 있는 것은 1990년대 초처럼 남북이 고위급 회담을 개최해 핵문제를 주요 의제로서 논의하는 것이다. 또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2007년 '2.13 합의'에 따라 구성된 각종 실무그룹처럼 남북간 실무회의가 열리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남북 간 비공식 채널이 조만간 가동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가 하면, 이산가족 상봉이나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매개로 북한이 당국간 회담을 전격 제의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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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통일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국방력 강화와 남북대화의 병행 추진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1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통화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제는 남북의 움직임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이나 천안함 사태에 대해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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