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G20]통일시대 이렇게 준비하자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반도를 최대 안보위기로 끌고 간 천안함 폭침에 이어 6ㆍ 25전쟁 이후 우리 영토에 대한 첫 공격인 연평도 포격 도발이 발발했다. 게다가 느닷없이 공개된 우라늄 농축시설 등으로 남북관계는 올해도 험로가 예상된다.
묵과할 수 없는 연쇄 도발에 대해 북측이 성의있는 조치를 취해야 우리 정부도 명분을 갖고 관계 복원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북측의 태도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남북 대치상황 속에서도 북측이 추가적인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거나 미사일 실험, 제3차 핵실험 등 강경한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남북간에 형성된 '강대강' 구도가 전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현 정부 내에 관계복원은 완전히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극단적인 비관론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서로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는 시각마저 엿보인다.
이처럼 북한이 초강수를 연발하는 배경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셋째 아들 김정은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후계구도를 최단기간 안에 다지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부 위기지수를 높임으로써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내부적 결속도 강화하는 전형적인 북한식 위기관리 전략이라는 것이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과거에도 북한은 국제사회의 압력이 강해질 때마다 새로운 형태의 위협카드를 내놓으면서 미국과 한국을 거꾸로 압박하곤 했다"며 "지난해 내내 꼬리를 물고 터진 북한의 도발도 이런 국면전환용 카드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김정은 후계 승계 과정에서 긴장고조를 통한 내부단속을 목적으로 도발을 강행한 측면이 크지만, 주민생활 안정을 통한 체제안정과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서는 남측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국제사회에 위협카드를 던져놓은 만큼 북한은 일단 미국정부에 대화 재개의사가 있는지 지켜보려 할 것"이라며 "2012년 강성대국 진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은 내년에 국제사회의 제재부터 돌파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은 1월 하순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오바마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간의 정상회담 결과에도 촉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중재 노력에 기대면서 6자회담 재개나 미국과의 직접 대화가능성을 타진하며 사태추이를 관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군사적 도발과 국제적 지원이라는 양날의 칼을 쓴다면 우리도 군사적 대응에는 강력 대응하되 대화의 문은 열어놓는 '투트랙'전략을 사용해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2011년 정세전망 보고서에서 "북핵 협상국면에 대비해 의제를 선점하고 협상프레임을 설정해야 하며, 김정은 후계체제가 핵 대신 선택할 수 있는 평화체제를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논평했다. 북한의 군사도발에는 강력응징하되 대화의 문은 열어두는 스마트한 방식으로 대응해야한다는 것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측은 또 "서해상 군사적 충돌의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군사회담이나 남북관계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 회담 등을 선제적으로 제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이런 방안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통일세를 언급하며, 통일논의에 불을 당긴 것은 우리 내부의 통일준비 차원에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이 통일 이후 구 동독지역 재건을 위해 2조유로 이상의 자금이 필요했던 점을 감안하면 우리 역시 정확한 통일비용 추산과 사회적 합의를 통한 재원마련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통일재원 방안에는 기금 등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지만 세금을 통한 재원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사회적 합의와 정부의 노력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
통독 당시 동독의 경제력은 서독의 33%수준이었지만 통일독일은 구 동독지역의 재건에 2조 유로라는 막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현재 남북간 경제력 격차는 통일 당시 동서독보다 훨씬 더 벌어져 있다. 2008년 북한의 국내총생산(GDP)는 248억달러로 한국의 2.7%에 불과하다.
1인당 GDP는 북한이 1000달러로 한국의 5.5%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대북 인도적 지원은 지원물자의 투명성 제고를 바탕으로 더욱 과감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교류 확대를 통한 남북간 이질감 해소도 북한주민의 민심을 얻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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