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대마불사(大馬不死)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2군 은행을 키워야 한다."


지난 2년간의 금융위기에서 배워야 할 가장 큰 교훈은 초대형 은행들이 망했을 때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2군 은행들을 키우는 것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미국 은행계는 소수 대형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 1994년에는 미국 전체 예금에서 10대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25% 정도였으나 2009년에는 50%를 넘어섰다. 11위에서 40위까지 30개 은행의 예금을 합친 금액은 1994년 상위 10개사보다 많았으나 2009년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으로 줄었다.


대형은행들의 덩치 불리기에는 미국 금융당국의 책임도 크다. 당국은 대형업체들이 소형 부실 금융기관들을 사들이도록 부추기거나 지원했다. JP모건체이스의 워싱턴뮤추얼 인수, 뱅크오브어메리카의 컨트리와이드, 메릴린치 인수 등이 모두 그런 사례다. 그러나 대형은행들의 몸집이 커질수록 금융계가 떠안아야 할 위험성도 커진다.

지난 금융위기는 '망하기에는 너무 큰' 은행들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교훈을 주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커버린' 은행들이 망했을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규모의 은행들이 없다는 것 역시 위험하다.


따라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체계적으로 2군 리그를 운영해 선수들을 육성하는 '팜시스템(farm system)'이 은행계에도 필요하다. 최근 유럽의 경제위기에는 2군 은행이 없는 나라들이 많다는 사실도 일조하고 있다.


규제 당국은 2군 은행들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 1군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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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은행들에 대한 엄격한 규제도 중요하다. 캐나다의 소수 대형 은행들은 규제 덕분에 신용버블을 피할 수 있었고 지금은 오히려 미국 은행들을 사들이고 있다. 스페인 역시 자산거품으로 인해 많은 소형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었으나 대형 은행들은 당국의 엄격한 규제 덕분에 부실화를 피할 수 있었다.


아일랜드와 아이슬란드는 금융부문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은 한 국가에 '자살행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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