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스트&영, 리먼 부실 묵과혐의로 피소
금융계 파장 우려해 민사소송 제기한 듯
[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몰고 온 리먼브러더스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언스트&영이 이 회사의 부실 회계를 눈감아 준 혐의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검찰에 피소됐다.
뉴욕 검찰은 2001년부터 리먼의 회계감사를 맡아 2008년 파산때까지 7년여 간 이 회사의 회계 사기를 눈감아줬다며 언스트&영이 받은 회계감사 수수료 중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 반환을 청구하는 등의 내용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레포105'라 불리는 회계기법과 관련돼 있다. 리먼은 유가증권을 담보로 현금을 차입하면서 회계 장부상에는 부채로 계상하지 않고 자산 매각으로 기재하는 수법으로 약 500억 달러(약57조8000억원)의 부채를 감췄다. 검찰에 따르면 언스트&영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
언스트&영은 이른바 '빅4'로 불리는 대형 회계법인 중 하나로 미국 회계법인 중 수익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언스트&영이 소송을 끌기보다는 검찰과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언스트&영은 지난 1999년에도 센던트사의 회계스캔들로 피소돼 3억3500만달러(약 3900억원)를 주주들에게 반환하는데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관련해 대형 회계법인이 피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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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미국 검찰이 금융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대형 회계법인을 형사기소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2002년 엔론 스캔들의 분식회계를 도운 혐의로 형사기소됐던 아더앤더슨이 이후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업계에서 퇴출됐던 경험 탓이다.
미국 검찰은 지난 2005년에도 회계법인 '빅4' 중 하나인 케이피엠지(KPMG)를 탈세방조 및 공무방해 혐의로 형사기소하려다가 수위를 조절해 4억5600만달러의 배상과 회사 내부 쇄신, 외부 감독 강화 등의 포괄적 내용을 담은 민사합의로 종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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