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만족 '빅딜' 성사여부 주목…채권단 '중재' 나서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가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하고 양해각서(MOU)를 해지를 결정함에 따라 조만간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과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21일 "향후 주주협의회를 열어 75% 이상이 찬성하면 현대차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고 새로 MOU를 맺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협의회는 빠르면 금주 중으로 열릴 예정이다. 채권단은 늦어도 연내에는 주주협의회를 열어 의견을 조율할 방침이다. 서면결의를 통해 진행하는 방식과 주주협의회 구성원을 모두 소집하는 방식 중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현대그룹이 주주협의회 결과에 따르지 않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게 변수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현대그룹과의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현대차가 현대건설을 인수하더라도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경영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적극 중재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선 지분 매각 권한이 채권단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현대차와 현대그룹 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지도록 중재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된다면 이행보증금 2755억원도 반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현대그룹 측이 MOU 해지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방향은 미지수다.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현대그룹은 지난 20일 주주협의회 결과 발표 이후 공식 발표자료를 통해 "일부 채권금융기관과 금융당국은 이미 정해진 절차와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자의 저주'라는 황당한 주장에 근거해 현대그룹과의 양해각서 해지를 정당화했다"며 "현대그룹에 비해 4100억원이나 입찰금액이 적은 현대차에게 현대건설 인수자격을 넘기는 협상을 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업무상 배임죄와 직무유기죄"라고 주장했다.
채권단 일부 인사는 현대그룹 측이 법원에 MOU 해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현대그룹 측의 대응과 상관없이 채권단은 현대차와의 협의를 강행할 방침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법정에 신청하면 법적으로 진행되는 것이지만, 법원의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매각협상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라며 "판결이 나오면 그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노조도 현대차와의 협상에 절대 다수가 찬성을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채권단은 현대건설 임직원의 95%가 선호하는 현대차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힘차게 새 출발할 수 있도록 조속히 매듭짓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노조는 이어 "현대건설 매각이 무산되고 원점으로 되돌아가 표류하게 되면 10년간 힘들게 쌓아 올린 공든 탑은 무너지고 우리나라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빠른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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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대건설 주주협의회는 전일 서면결의를 통해 현대그룹과의 주식매매계약서(SPA)체결 승인 건을 절대다수의 반대로 부결시켰다. MOU 해지 건 역시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또 이행보증금 처리 등을 포함한 현대그룹 컨소시엄과의 분쟁 해결을 위한 협상은 운영위원회에 위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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