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거래제' 논의 본격화.. "용적률 1%의 가치는?"
국토연 '용적률거래제 도입방안' 세미나서 열띤 토론
서울 강동구 A아파트 용적률 1%는 ㎡당 4414원 분석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건축물의 용적률을 사고 팔 수 있을까? 매매가 가능하다면 용적률 1%당 가격은 얼마나 될까?
지난 14일 국토연구원 주최로 '국토품격 제고를 위한 용적률매입제 및 용적률거래제 도입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현재 국토해양부가 추진하고 있는 용적률 거래제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공개적으로 용적률 거래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됨에 따라 제도도입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용적률도 거래할 수 있다?
용적률 거래제는 쉽게 말해 서로 다른 지역의 용적률(건물 연면적/대지 x 100%)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탄소배출권 거래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문화재보호구역, 특별보존지역 등 보존지역에서 쓰지 못하는 용적률을 특정 지역에 파는 식이다. 사가는 쪽에서는 그만큼 건물을 높이 지을 수 있게 돼 이익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채미옥 국토연구원 문화국토전략센터장은 용적률 거래제 도입을 위한 선결과제로 ▲법리적 타당성 확보 ▲합리적 거래기준 마련 ▲토지이용 규제의 틀 유지 ▲시장성 확보 ▲거래비용 최소화 ▲정책의 지방화 등을 언급하면서 "용적률거래제 도입에 필요한 개발이익 및 개발손실 개념은 '공공의 계획이나 공공사업에 의한 지가변화'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 용적률 1%의 가치는?
그렇다면 용적률의 가치는 어떻게 매길 수 있을까. 이를 간단히 산정하는 방법으로 용적률의 지가기여율과 공시지가를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예를 들어 국토연구원 조사결과 서울의 지가기여율은 평균 0.35, 수원은 0.22, 경주는 0.28로 나온다. 서울 땅값에서 용적률이 차지하는 비중이 35%라는 얘기다.
이 같은 지가기여율과 평균 표준지 공시지가를 곱한 결과를 허용 용적률로 나누면 용적률 1%의 가치를 구할 수 있다(지가기여율 x 표준지 공시지가 ÷ 허용용적률).
분석결과 용적률 200%인 서울 강동구 한 아파트의 용적률 1%의 가치는 ㎡당 4414원으로 나왔다. 이 아파트가 용적률을 50%포인트 높이기 위해서는 357억8000만원(4414원/㎡ x 16만2113㎡(부지면적) x 50%)을 매도희망 지역에 주고 사와야 하는 셈이다.
◆ 해결과제는?
용적률 거래제가 제도적으로 안착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최막중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용적률 매입을 두고 개발지역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며 "또 용적률을 돈을 주고 사야한다고 할 때 시장에 반응에 대한 심층 논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기호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용적률 거래제가 적용된 후에 해당 지역의 역사문화재가 어떤 모양으로 남게 될 지도 생각해봐야 한다"며 "(문화재) 주변 지역이 용적률을 사들여 건물의 높이가 올라가게 되면 문화재 부분만 왜소하게 남아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과장은 "용적률 거래제가 기존의 도시계획 등과 큰 틀에서 연계돼 검토돼야 한다"며 "양도지역의 지정원칙 등과 같은 기준을 지방자치단체의 실정에 맞게 설정할 수 있는 유연성도 필요하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서울형 용적률 거래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성용 국토해양부 도시정책과장은 "용적률 양도자나 매입자를 제한적으로 정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용적률 거래제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본래 취지를 넘어선 채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있다"며 "사회적인 공론화 과정을 거쳐 중장기적으로 도입을 검토해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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