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국 日은 내리는데..韓 감세약속도 안지켜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일본이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확대를 위해 법인세를 인하하는 것과는 달리 한국은 국회에서 예산안을 두고 이전투구를 거듭하면서 감세 약속도 못지키고 내년에 다시 논의키로 하는 선에서 우물쩍 넘어가고 말았다.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한국기업로서는 국회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휘둘려 약속도 못지키고 정치놀음을 하고 있다는데 속앓이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국회는 지난해 여야합의로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 구간(각각 과세표준 8800만원, 2억원 초과분)에 대한 세율 인하(소득세는 35%→33%,법인세는 22%→20%)를 2년 유예해 2012년부터 적용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소득세 ㆍ 법인세 인하를 아예 없었던 것으로 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여기에 여당도 가세, 결국 내년에 재논의하기로 방향이 정해졌다.
기획재정부도 당초 이명박 정부의 감세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정치권의 거센 요구에 한발 물러나 관망자세로 변했다. 정치권은 또 기업들의 설비투자에 대해 세액을 공제해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도 지식경제부와 산업계의 일몰 종료 연장요구에 1년 연장을 해주는 대신 임투세의 대안이던 고용창출공제를 섞어놔 제도 자체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어버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산업계와 전문가들은 법인세 인하 철회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기업의 부담만 늘어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2012년까지 유예된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안이 철회되면 연간 3조7000억원(법인세 3조2000억원, 소득세 5000억원) 규모의 세수가 늘어난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추산한 2014년 재정수입 규모(385조~395조원)에서 보면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철회 효과는 1% 미만에 그칠 뿐이다.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조세부담은 낮아지는 추세지만 G20(주요 20개국)을 넘어 G7진입을 목표로 한 한국 입장에서는 여전히 법인세율이 높은 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G8 법인세 비중은 1980년대에는 3.18%, 1990년대에는 2.93%, 2000년대에는 2.98%였다. 우리나라는 동기 대비 2.00%, 2.28%, 3.63%로 법인세 비중이 점차 높아졌다. 세율에서도 G8은 48.27%에서 43.43%, 36.01%로 낮아졌으나 우리나라는 32.25%, 33.03%, 28.90%로 높아진 뒤 낮아진 점이 다르다.
법인세율은 평균적으로 인하되는 추세인 반면에 법인세 부담은 확대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법인세를 인하하면 당장 정부의 세수는 줄어들겠지만, 기업들의 법인세 인하분이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지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법인세 세수가 확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