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캐피탈 업계가 최근 최고 금리를 잇따라 인하하는 등 상생을 위한 경영에 발벗고 나섰다. 특히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내년 기준금리 상승을 예고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여서 더욱 주목된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내년 1월부터 신용대출 최고 금리를 기존 34.99%에서 29.99%로 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최고 금리 5%인하와 취급수수료 폐지까지 감안하면 불과 5개월새 12.5%포인트 인하된 셈이다. 롯데캐피탈도 지난달 초 최고 금리를 연 29.99%로 인하했다.

이처럼 대형 캐피탈 업체의 선도적 금리인하는 중소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등 서민들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수신기능이 없고 저신용자들이 많은 업계의 특성상 금리인하는 쉽지 않은 조치다. 정부가 예금자 보호를 해주고, 이에 따라 수신기능을 통해 자금의 상당부분을 조달하는 은행권과 달리 캐피탈사는 자금의 대부분을 채권, 대출(Loan), 회사채(CD) 등 외부상황에 따라 조달 조건과 조달여부가 달라지는 시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람이라는 점도 부담이라 할 수 있다. 경제환경이 좋을 때는 우량고객과 저신용자들 모두 연체, 파산 등 신용불량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만 경제상황이 조금만 나빠지면 저신용자들은 급속히 신용불량자로 전환된다.

지난해 대형 캐피탈사의 자료를 살펴본 결과 은행권 고객(1∼3등급)의 평균 부도율은 0.2%에 불과하지만 캐피탈의 주요고객(4∼10등급)의 평균부도율은 11.7%에 달했다. 무려 50배를 넘는 수치다. 또한 고객들의 평상시 대손율은 11%에 불과하지만 금융위기가 올 경우 33% 이상으로 치솟았다. 고객 3명 중 1명이 대출을 갚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위기가 왔던 2003년 캐피탈사는 큰 적자를 냈다. 지금도 대부분 2003년 신용위기때 발생한 손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대형 캐피탈사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손실이 3700억원을 넘었다. 한해 수익이 1000억 미만인 점을 감안할 때 누적손실을 없애기 위해서는 최소한 4∼5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속에서도 캐피탈사는 내부 경영 효율화를 통해 조달금리를 낮추고 부실율을 줄이는 등 경영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일부 대형 캐피탈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2.93%로 일부 시중은행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캐피탈사 한 관계자는 "최근 캐피탈사의 자발적인 금리인하도 바로 이런 경영성과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업계가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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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금융계 한 관계자는 "최근 캐피탈사의 금리인하가 자발적이던 타의에 의한 것이던 문제는 이러한 금리인하가 시장 원리를 무시한 채 지속될 경우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는 등 캐피탈사의 신용대출이 점점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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