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전략]몽룡이와 춘향이의 성적으로 본 정시 점수 활용 전략
[아시아경제 교육문화팀 ]전북 남원고등학교에 다니는 이몽룡과 성춘향은 자연 계열의 같은 반 짝꿍이다. 올해 함께 수능 시험을 치른 둘은 서로 좋아하는 사이다. 훌륭한 점수를 받아 함께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로 굳게 약속한 이들의 정성에 하늘도 감동한 것일까.
둘은 수능 시험에서 평소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했고 기어이 같은 점수를 받아냈다. 영역별로 서로 차이가 있긴 했지만 이들의 원점수 합은 정확히 일치했다. 부푼 마음으로 진학 상담을 받는 몽룡이와 춘향이. 하지만 상담 결과 변학도 선생님의 의견은 단호했다. 영역별로 점수 차이가 커서 '가' '나' '다'군 어디에서도 같은 대학에 원서를 쓰도록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이다.
# 1 수학을 잘 본 몽룡이, 언어ㆍ외국어를 잘 본 춘향이 = 둘이 받은 수능 원점수는 335점. 둘 다 주요 영역인 언어, 수리 가형, 외국어에서 합계 260점을 받았다. 과학탐구 영역에선 같이 물리와 생물을 선택해 역시 똑같은 40점, 35점씩을 받았다. 하지만 속내는 조금 다르다.
수학을 잘하는 몽룡이는 수리에서 가장 좋은 원점수 92점을 받았다. 언어와 외국어는 모두 84점으로 평범한 수준. 반면 수학이 약한 춘향이는 수리에서는 82점 밖에 못 받았다. 언어에서 88점, 외국어에서 90점을 받으면서 원점수가 많이 올라갔다.
하지만 사실 이들에게 원점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성적표에는 원점수가 표기되지도 않을뿐더러 대학들은 원점수에 신경도 쓰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
# 2 엇갈리는 운명, 표준점수 높은 몽룡이, 백분위 높은 춘향이 = 이들의 성적표를 살펴본 변학도 선생님은 지원전략을 전혀 달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ㆍ수ㆍ외ㆍ과 표준점수 합계를 보면 몽룡이는 510점, 춘향이는 509점. 몽룡이가 1점이 더 높다. 그런데 언ㆍ수ㆍ외ㆍ과 백분위점수 합계의 경우 몽룡이는 362점에 그치는데 반해 춘향이는 373점으로 몽룡이보다 11점이나 더 높다. 유난히 어려웠던 수리에서 춘향이가 원점수는 82점에 그쳤지만 용하게도 백분위로는 97%선을 지킨 결과다.
몽룡이는 수리에서 원점수 92점을 받으며 표준점수 145점, 백분위 99%라는 성적을 거뒀지만 상대적으로 언어와 외국어 영역이 저조했다. 우선, 춘향이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과 백분위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이 나눠져 있는 상황이므로 춘향이는 백분위점수를 반영하는 대학 중에서 자신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훌륭한 대학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백분위점수 11점이면 배치표에서 두 칸 정도는 차이가 난다.
춘향이의 정시 지원 전략을 확실히해준 변 선생님은 한동안 고민하다 몽룡이를 위한 해법도 찾아냈다. 표준점수를 활용하되 유난히 점수가 처지는 언어영역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들을 잘 살펴보라는 것. 변 선생님은 자신이 아이디어를 내놓고도 기뻐서 머리를 쳤다. 자연계열에서는 수학의 반영률이 워낙 크고 언어는 반영하지 않는 대학이 적지 않으므로 수학을 잘하는 몽룡이가 빛을 낼 기회는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 3 배치표 앞에서.. 원점수로 선 위에서도 잘 찾으면 '안정지원' = 뚜렷한 전략을 가슴에 품고 배치표 앞에 선 두 사람. 우선 이들은 자신들의 원점수 합계 335점을 기준으로 대학들을 살펴본다.
우선 '가'군. 총점 330점선과 337점 선 사이의 칸에는 경북대 물리교육과, 경희대 화학과ㆍ한약과 등이 눈에 띈다. 춘향이는 동물들을 좋아해 수의예과로 진학하는 것이 꿈이었지만 경북대, 전북대, 전남대 등의 수의예과는 모두 원점수나 표준점수가 10점 가량 높게 표시됐다.
그런데 표준점수가 아니라 백분위 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을 살펴보니 얘기가 달라진다. 충북대 수의예과가 춘향이의 원점수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 제시돼 있다. 4개 영역 모두를 반영하는 충북대 수의예과의 백분위점수 기준은 364점 가량인데 춘향이의 백분위점수는 무려 373점이다. 춘향이는 벌써 '가'군의 지원 대학을 결정했다.
의료와 약학, 생명공학에 관심이 많은 몽룡이도 대학들을 유심히 살펴봤다. 우선 '가'군에서는 4개 영역의 표준점수 합계 510점을 활용해 동국대 의생명공학과나 생명과학과를 지원해보는 것이 가장 무난하면서 안전할 것으로 보였다.
이어서 '나'군. 우선 몽룡이는 표준점수 합계 510점을 기준으로 경희대 약과학과, 한약학과, 자율전공 등이 눈에 들어온다. 1~2점 높은 수준이지만 충분히 도전해볼만하다. 춘향이는 '나'군에서는 제주대 수의예과 지원이 가능할 듯하다. 원점수 기준으로는 5점이나 모자라지만 실제 반영하는 백분위점수로는 5점 이상이 남는다.
'다'군 배치표 앞에서는 마침내 몽룡이의 얼굴이 환해졌다. 언어를 제외하고 수ㆍ외ㆍ탐만 반영하는 대학에 차의과대 의생명과학과가 있다. 표준점수 합계가 386점 수준. 언어를 제외하면 표준점수가 388점인 몽룡이로서는 최적의 조건이다. 몽룡이는 '다'군만큼은 지원 대학을 확실히 결정했다. 춘향이 역시 백분위점수를 활용하면 배치표 상으로 한 칸 반이나 높게 있는 제주대 수의예과에 또 지원할 수 있고 표준점수를 이용해 강원대 수의예과를 지원할 수도 있다.
# 4 마지막 포인트 '영역별 반영 비율' 체크하고 꿈 찾아 떠나는 몽룡이와 춘향이 = 결국 몽룡이는 동국대 의생명공학과와 경희대 약과학과 그리고 차의과대 의생명과학과에 원서를 썼다. 실제로 원서를 쓰는 단계에서는 해당 대학의 영역별 반영 비율도 충분히 고려해야 했다.
자연계열이라 동국대와 경희대는 수리 영역을 35%, 30%씩 반영한다. 몽룡이는 해당 영역의 표준점수를 적절히 활용한 '다'군의 차의과대만큼은 꼭 합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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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이는 충북대, 제주대, 강원대 수의예과를 지원했다. 충북대는 언ㆍ수ㆍ외ㆍ탐을 20%, 30%, 20%, 30%씩 반영하고 제주대는 언ㆍ수ㆍ외는 28%, 과탐은 16%를 반영하므로 영역 비율에서도 큰 손해는 없다.
춘향이는 백분위점수를 활용하는 이 두 개의 대학 합격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변학도 선생님의 정확한 상담은 비슷한 점수를 가진 이들이 자신의 뚜렷한 꿈을 찾아 각자의 길을 갈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보인다.
교육문화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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