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체증에 변별력 오히려 커져...연비왕은 2003년식 SM3
'2010 아시아경제 연비왕대회'가 지난 27일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성황리에 열렸다. 경기도 하남 중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서 개최된 이날 대회는 대한민국 최대 에코 드라이빙 행사답게 일반 66팀(경쟁 부문), 기업 12팀(비경쟁 부문) 등 총 78팀이 참가해 역대 최고 규모로 치러졌다.
이날 변수는 눈이었다. 폭설은 아니었지만 영하의 날씨에 쌓은 눈이 고속도로에 그대로 쌓이면서 차량들은 제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코스를 단축할 수밖에 없었다. 반환점을 문경새재에서 북충주 IC로 앞당기면서 코스는 190km로 80km 정도가 줄었다.
일각에서는 변별력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입장이었다. 김필수 심사위원장(대림대 교수)은 "일반적인 도로 환경이라면 거리가 멀수록 변별력이 커지지만 눈이 내려 정체가 길어지는 상황에서는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하므로 굳이 코스가 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대상은 2003년식 SM3를 몰고 참가한 박수민씨(41세)가 차지했다. 공인연비가 리터당 12.6km지만 그는 190km 구간을 달리는 동안 리터당 19.785km를 기록했다. 대상 수상의 객관적인 근거가 된 연비향상율은 157.02%에 달했다.
박수민씨는 "대회 참가 전에 차에 있는 짐을 빼 무게를 줄였고 서서히 출발하는 등 무리한 급가속과 앞지르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0cc이상 승용차부문 1위를 차지한 권이동씨도 "급발진, 급제동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연비 향상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급발진, 급제동을 지양하고 정속 속도를 지키는 것이 연비왕의 비결이라는 공통된 의견이었다. 참가자들은 연비왕이 갖는 의미를 음미하면서 내년에는 더욱 큰 규모를 치러지기를 기원했다. 한 참가자는 "환경부가 주최하는 대회도 참가해봤지만 아시아경제 연비왕대회 만큼 알찬 대회는 없었다"면서 "차라리 아시아경제 연비왕대회와 통합해 범국가적 행사로 확대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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