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아탈리 "北 위험 높은 지역… 금융테러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민간인 희생자와 피란민(避亂)을 낸 북한의 연평도 공격은 오래 잊고 있던 사실을 일깨웠다. 한반도가 정전(停戰)협정으로 아슬아슬하게 평화를 유지해온 분쟁지역이라는 점이다. 국민들은 폐허가 된 연평도의 모습을 보며 전쟁의 공포를 피부로 느꼈다. 더불어 일상화된 위협에 적응하는 사이 들어찬 '심리적 굳은살'을 빼내는 중이다.
앞서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불리는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저서 '살아남기 위하여'를 통해 이런 '무감각'에 경종을 울렸다. 그는 지난 6월 펴낸 이 책에서 경제 위기와 더불어 발생할 수 있는 정치·군사적 위기들을 나열하며 "향후 10년을 이제까지보다 특별히 평화적일 것으로 생각해야 할 어떤 근거도 없다"고 못박았다.
아탈리는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비교적 평화로운 60여년을 보낸 지금, 세계는 다시 전쟁의 기운에 휘말리게 되지는 않을지 염려해야 한다"고 했다. 분쟁에 따른 사망자 숫자가 20세기 초 1억9000만명(연평균 380만명)에서 20세기 후반 4000만명(연평균 80만명)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얼핏 가능성이 희박해 보여도, 희생자 감소 추세를 믿고 방심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했다.
그는 ▲점점 더 기승을 부리는 해적·도적행위와 범죄 조직의 활동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 등 공격성 무기를 통한 단기전 가능성▲모방적 경쟁 상황과 잠재적 폭력 상황 등을 염두에 두고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탈리는 이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란, 이라크 등을 들었다.
아탈리는 아울러 새로운 차원의 금융테러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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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테러 행위를 하기로 한 집단이 특정 은행의 주식을 내다 팔아 이 은행과 연동돼있는 CDS(신용부도스와프·숫자가 커지면 그만큼 신용 위험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프리미엄을 높이게 되면, 시장이 은행의 신뢰도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간주해 은행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결국 이런 작전을 벌인 세력들이 큰 이익을 챙기게 된다"며 "다른 종류의 테러 행위나 범죄가 여러 위기에 편승하려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탈리는 지난 1980년대부터 공산주의의 쇠락과 테러리즘의 위협 등 국제 정세에 대해 전망해왔다. 이상 기후와 금융위기 가능성, 정보통신(IT) 기술이 바꿔놓을 사회상도 미리 제시했다. 미테랑 프랑스 전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거쳐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초대 총재를 지냈으며, 지난 1998년 이후 프랑스의 대표적인 마이크로 크레디트(빈민을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 단체 '플래닛 파이낸스'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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