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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개발, 얼마나 어렵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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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개발 확률 30~40%
해상시추 비용은 육상시추에 4배↑
항공사진·슈퍼컴퓨터 등 첨단기술 총동원

▲유전굴착 시 석유 광상을 덮고 있는 덮개암을 뚫으면 광상내 압력으로 인해 석유는 지상으로 분출한다

▲유전굴착 시 석유 광상을 덮고 있는 덮개암을 뚫으면 광상내 압력으로 인해 석유는 지상으로 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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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각국의 에너지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한 데 모이는 것이 유전 개발에 성공할 확률보다 낮을 것 같은데요"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12일 열린 G20 에너지 서밋 조찬간담회에서 전 세계 에너지 기업 경영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어려움을 유전개발에 빗대 얘기했다.

실제로 유전 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30~40%로 낮다. 이 수치도 최근에 기술개발의 결과로 높아진 것이다. 1980년대에만 하더라도 10개를 시추하면 그중 1개에서 석유나 가스가 나올까 말까했다.

석유를 처음 에너지원으로 간주하기 시작한 19세기에는 땅 밑에 석유를 탐사할 기술조차 없었다. 과학적으로 석유의 존재를 확인할 기술이 없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석유가 자연적으로 흘러 나오던 곳을 중심으로 수십, 수백개의 구멍을 뚫어 석유를 찾았다.
1860년대 퇴적분지가 석유 매장 가능성이 높은 지형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한 탕을 노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하지만 어디를 파야 할지 구체적인 위치를 찾는 방법은 아직도 알길이 없었다. 이 시기에 제작된 판화에는 석유체굴업자가 모자를 빙빙돌려 떨어진 지점을 파려고 하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지금의 석유 시추 기술은 첨단화 돼있다. 석유탐사기법에는 지표지질조사, 물리탐사, 시추탐사 등이 활용된다. 과거에는 필요없던 기술이다. 19세기만 하더라도 20~30m를 파면 새로운 유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석유자원이 점점 고갈되고 있는 지금, 이렇게 발굴할 수 있는 석유는 거의 없다. 석유를 생산하는 지층은 일반적으로 1~4km에 분포한다고 알려져있다. 가스층은 6km이상 파들어가야 한다.
▲육상 석유시추리그(일명 크리스마스트리)

▲육상 석유시추리그(일명 크리스마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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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발굴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석유가 매장돼 있는 조건을 가진 지형을 파악하는 일이다. 먼저 습곡, 단층, 단열대 등 적합한 지질구조를 가진 지형을 고공·항공사진을 통해 직접탐사한다. 또 암석의 종류와 퇴적의 발달 상황 등을 조사해 지하 심부의 구조형태를 파악해 유전 형성의 가능성을 추정한다.

다음으로 지하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파장을 이용한 물리탐사를 진행한다. 물리탐사 가운데 탄성파탐사는 지표나 해상에서 인위적으로 탄성파를 발사해 돌아오는 반사파를 분석하는 기법이다. 지질층이 다르면 굴절하는 탄성파의 특성을 이용해 석유의 부존 가능성을 알아본다.

지형지표조사, 물리탐사가 유전 존재 가능성을 예측하는 탐사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실제로 구멍을 뚫어 석유의 존재를 확인해야 한다. 유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시추리그를 세우고 비트라고 불리는 회전용 굴착기로 흙과 암석을 파들어간다. 유전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깊이까지 굴착을 하면 유정의 전기적인 성질을 검사하기 위한 실험이 시작된다. 석유가 물과 다른 전기적 저항을 띈다는 사실을 이용해 석유 보존 암석층을 구별해 내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석유의 존재를 확인했더라도 바로 개발단계로 진행되지 않는다. 다시 유전층의 넓이나 성질 등을 조사하기 위해 몇 개의 시추정을 더 뚫어야 한다.

시추개발 비용은 유전개발 비용의 40~50%를 차지한다. 또 지역에 따라 비용은 크게 차이 난다. 미국에서 시추 할 경우 똑같은 깊이를 남미, 중동, 아프리카에서 시추할 때보다 비용이 10%밖에 들지 않는다고 알려져있다. 육상과 해상 간에 차이도 크다. 해상시추는 가장 비싼 곳의 육상시추보다 4배이상 비용이 투입된다.

유전개발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한정된 매장량으로 개발이 용이하고 비용이 적게 투입되는 육상지역은 대부분 유전의 존재가 드러났고, 이제는 심해나 모래와 석유가 섞여있는 샌드오일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나아가 에너지 기업들은 석유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찾는데 열중하고 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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