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지난 달 경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관심을 모은 부분은 '경상수지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예시적인(indicative)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고 합의한 대목이다.


당초 한국 정부가 제안했듯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나 적자 비율을 4%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안은 수용되지 않았지만, 경상수지 규모를 조절해 궁극적으로 환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시도 만큼은 참신하다는 게 내외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그렇다면 이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이란 무엇일까.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은 다이어트 하는 사람의 감량 혹은 증량 목표치에 빗댈 수 있다. 예를 들어 몸무게 90kg의 남성과 50kg의 여성이 모두 과체중 판정을 받았다고 치자. 이 때 키나 연령을 무시하고 일괄적으로 10kg을 감량한다는 목표를 세운다면, 여성의 경우 총 몸무게의 20%를 줄이게 돼 건강에 이상이 올 수 있다. 남성의 경우 반대로 감량이 부족해 원하는 만큼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각자 처한 조건을 무시하고 일괄적인 기준을 세우는 대신 현재 체중의 10% 정도를 줄인다는 목표를 세운다면 어떨까. 이 경우 남성과 여성은 모두 각자의 신체 조건에 맞는 몸무게를 찾아가면서 건강도 유지할 수 있다. 너무 말라 걱정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신체 조건이 제각각인 사람들에게 일률적으로 10kg을 찌우도록 권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적절한 증량 범위를 정해준다면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 G20은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을 바탕으로 나라별 감량 혹은 증량 범위를 정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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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비관론은 있다. 독일과 일본 등 전통적인 경상수지 흑자국들이 가이드라인 제시에 강하게 반발하는데다 경상수지 흑자나 적자 비율을 조정하는 게 말처럼 간단치는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경주 회의 중 일부 국가들은 "흑자 비율을 줄이자면, 일정 규모 이상의 수출은 거부해야 한다는 얘기이냐"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만약 서울에서 합의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이후로 계속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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