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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김치는 과학입니다."

최종수정 2010.10.27 11:06 기사입력 2010.10.2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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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김치를 못 먹으면 뭘 먹고 살란 말이냐." 최근 배추 한 포기 값이 1만원을 훌쩍 넘으면서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김치를 못 먹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배추 값 폭등은 '파동'으로 불렸고 서울시가 비상대책을 발표해 할인 배추 30만포기를 긴급 공급할 정도였다. 김치가 우리 식탁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김치가 없으면 밥을 먹지 않은 것 같다는 표현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만큼 김치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 중 하나다. 한국의 음식에만 머물렀던 김치는 과학의 힘을 빌어 세계인의 먹을거리로 자리잡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23일 광주에서 개최된 세계김치문화축제의 모습. 이 축제에는 세계식품대통령으로 일컬어지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카렌 휼백 의장도 참석했다.

23일 광주에서 개최된 세계김치문화축제의 모습. 이 축제에는 세계식품대통령으로 일컬어지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카렌 휼백 의장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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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매운 맛 등급화한다=발효식품인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으로는 외국인들이 힘겨워하는 '매운 맛'의 극복이다. 외국인들이 우리 김치나 고추장을 살 때 가장 흔히 묻는 질문이 "이거 얼마나 매워요?"일 정도로 김치의 매운 맛은 외국인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이 때문에 매운 맛의 '과학화'는 김치는 물론,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필수 전제조건으로 꼽혀 왔다. 매운 맛을 등급으로 정확히 구분하고 표시한다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소비자들이 입맛에 따라 김치를 고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과학계가 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올해 2010년 가공식품 표준화 사업으로 고추장의 매운맛을 순한 맛에서부터 매우 매운 맛까지 5단계로 구분한 데 이어 김치와 라면 등에도 매운맛 등급 표시를 확대할 계획인데 과학계가 매운 맛 측정기술을 개발해 매운 맛 등급의 길을 열었다.
한국식품연구원 식품분석센터 하재호 박사팀은 고추장, 김치 등의 매운 맛을 기존 분석법보다 5배 이상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매운 맛 신속분석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고추나 고춧가루, 떡볶이, 라면스프 등 매운 맛이 강한 식품 원료나 가공식품에서 매운 맛의 주요 성분인 캡사이신(capsaicin)과 디하이드로캡사이신(dihydrocapsaicin)의 함량을 정확하고 빠르게 분석해낸다.

기존 분석법은 시료 5그램(g)을 이용해 7시간 이상 걸린데 반해 새로운 분석법은 0.2~0.3g으로 1시간이면 캡사이신과 디하이드로캡사이신을 추출할 수 있어 비용도 5분의 1로 줄였다. 이 분석기술은 세계적 식품분석 학술지인 미국공인분석화학회(Journal of AOAC) 인터내셔널판에 실리기도 했다.

연구를 진행한 하 박사는 "예전에는 시료 1점을 분석할 때 4만원이 들었다면 이번 분석법은 8000원으로 할 수 있다"면서 "매운 맛 표준화와 품질관리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남구 임암동 광주김치타운의 전경. 발효음식의 산실로 부상할 광주김치타운에 세계김치연구소도 자리잡을 예정이다.

광주시 남구 임암동 광주김치타운의 전경. 발효음식의 산실로 부상할 광주김치타운에 세계김치연구소도 자리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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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연구소'를 아시나요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과학계는 지난 3월 초 한국식품연구원내에 '세계김치연구소'를 설치해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김치가 현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한식의 세계화에서 핵심이 되는 데다 일본에 빼앗겼던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고, 김치를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먹을거리로 만들기 위해서다.

김치의 연구와 세계화의 허브 역할을 하는 김치연구소는 우리나라 전통발효식품 연구와 시제품 생산 등을 통해 한식의 세계화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발효연구의 본산'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특히 연구소는 김치 유산균을 활용해 치매예방, 항바이러스 등 고부가 기능성 물질을 개발하고 전통적인 미생물 발효사업을 현대화해 식품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사업으로 탈바꿈시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식품연구원의 박완수 박사는 "김치문화를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국가적인 전담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오는 2012년 광주광역시에 독자 청사를 갖고 김치 관련 연구를 통해 김치의 세계화에 본격 나선다. 지해에 기본 설계비와 기초건설비로 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고, 올해는 100억 원, 내년에는 54억 원이 들어간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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