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F1 D-3] 드라이버의 무덤이었던 그 서킷
뉘르브르크링과 함게 격년제로 F1 독일 그랑프리를 개최하는 호켄하임링(4.574km)은 1930년대 메르세데스벤츠의 주행실험을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두 개의 긴 직선과 긴 코너가 전부였을 정도로 매우 단순했기에 자동차의 속도가 매우 빨라 테스트 중 사고가 자주 일어났다.
호켄하임에서 F1 그랑프리가 개최된 것은 1970년이다. 이전까지 독일 GP는 뉘르브르크링이 맡았지만 드라이버들이 안전성에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뉘르브르크링에서의 독일 GP를 거부했다. 이때 호켄하임은 68년 짐 클락이 경기 중 숨을 거두자 대대적으로 서킷을 보수한 상태여서 자연스럽게 무대를 옮길 수 있었다.
그러나 호켄하임에서의 F1 그랑프리 개최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듬해부터 76년까지 뉘르브르크링으로 F1 개최권을 넘겨줘야 했던 것. 77년 독일 GP는 다시 호켄하임으로 무대를 옮기는데 이는 76년 뉘르브르크링에서의 경기 중 니키 라우다가 크게 다쳤기 때문에 드라이버들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형태로 7년 만에 F1에 복귀했다. 호켄하임은 85년을 제외한 후 2006년까지 독일 GP의 개최지로 캘린더에 이름을 올렸다.
호켄하임도 지난 시간 동안 몇 번의 변화를 시도했다. F1을 처음 개최한 70년부터 2001년까지 6km 후반대의 코스를 유지했지만 2002년 전면적인 보수작업을 통해 코너를 늘렸고 숲 속을 가로지르게 서킷을 재구성했다. 이 작업을 거치자 트랙의 길이는 4.574km로 크게 줄었고 주행횟수는 45주에서 67주로 늘어났다.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이 호켄하임링이 본연의 색깔을 잃었다고 불평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서킷에서 열린 경기가 성공을 거두면서 F1 전용 서킷으로 명성을 높이게 됐다. 호켄하임링은 다른 서킷에 비해 주차 공간을 충분하게 확보하고 있는데 이는 자국 출신 드라이버인 미하엘 슈마허의 팬들이 경기장 근처에서 캠핑할 수 있도록 배려했기 때문이다.
17개의 코너를 갖고 있는 호켄하임링은 4개의 직선구간이 시속300km를 상회하는 고속 테크니컬 코스다. 첫 코너에서의 브레이크 포인트 속도가 시속290km로 고속인데다 완만한 커브를 그리면서 맞는 2번 코너 역시 시속296km로 진입하면서 시속101km로 크게 떨어뜨려야 한다. 4번에서는 시속200km로 끌어올린 후 5번을 지나면 이 서킷에서 시속300km를 훨씬 상회하는 백 스트레이치 구간이다. 시속304km의 속도로 헤어핀에 진입 후 속도는 시속60km까지 줄어 머신의 컨트롤이 승부에 영향을 준다. 헤어핀을 빠져 나오면서 시속300km 이상 가속할 수 있는 구간과 속도를 떨어뜨리기 위한 포인트가 잇따라 나타나면서 레이스에 박진감을 불어넣는다.
한편 호켄하임링에서의 F1 그랑프리는 2006년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1995년 이후 호켄하임 독일GP와 뉘르부르크링 유럽GP(또는 룩셈부르크 GP 97~98년) 2개의 그랑프리를 개최했던 독일이 2007년부터는 하나를 반납했기 때문이다. 이는 F1에서의 상업적인 권리를 행사하는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의 버니 에클레스턴 회장이 2007년부터 독일에서의 레이스는 하나를 원칙으로 한다고 발표한 것이 이유다. 이에 따라 독일의 가장 전통적인 서킷인 호켄하임과 뉘르브르크링은 합의를 통해 각각 짝수와 홀수 해에 독일 GP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까지 서른 두 차례 F1 그랑프리를 치른 호켄하임. 첫 대회의 주인공은 조첸 린트(오스트리아·42~70년)에게 돌아갔다. 64년 F1 제7전 오스트리아 GP에서 브라밤 BT11의 운전대를 잡고 데뷔했다. 첫 우승은 그로부터 69년 F1 제10전 미국 그랑프리, 70년 이탈리아 그랑프리 기간 중 사고로 사망하기 전까지 5승을 거두고 있던 그는 사후에 챔피언에 등극했다.
미하엘 슈마허도 호켄하임링을 안방처럼 누비면서 통산 4승을 챙겼고, 넬슨 피케와 아일톤 세나(이상 브라질)이 각각 3승을 거뒀다. 폴 포지션 부문에서는 세나와 알랭 프로스트(프랑스), 나이젤 만셀(영국)이 각각 3회를 해 기록표의 맨 위에 이름을 새기고 있다.
페스테스트 랩은 4승을 거둬 다승 선두인 슈마허가 총4회를 기록해 가장 빨랐다. 데이비드 쿨사드(영국)가 3회로 뒤를 이었고 키미 라이코넨(핀란드) 등 5명이 2회씩을 기록했다. 91~92년 나이젤 만셀이 연속 우승컵을 안은 이후 20년 가까이 연승을 한 드라이버가 나오지 않고 있는 호켄하임링에서 포디엄의 정상에 선 드라이버는 모두 2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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