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이제 컴퓨터는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됐다. 컴퓨터가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도 없고, 인터넷을 물이나 전기와 같은 보편적 공공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불과 수십년전만 해도 컴퓨터는 우리에게 낯선 것이었다. '내가 어떻게 네 마더보드(컴퓨터 주요 부품을 탑재한 기판)를 만났냐면'이라는 이름의 사이트(http://howimetyourmotherboard.com/)는 우리를 컴퓨터가 처음 등장했던 시대의 기억으로 안내한다.

ZX스펙트럼의 마더보드.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사양이다.

ZX스펙트럼의 마더보드.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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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이트는 컴퓨터를 처음 접했을 때의 기억에 대한 글로 채워져 있다. 영국의 가수 겸 배우 세실리아 페이지(Cecilia Fage)는 '손끝에서 펼쳐지는 혼돈'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1980년대 초 처음으로 컴퓨터를 알게 됐던 때의 기억을 풀어놓았다. "나보다 네 살이 많던 언니는 컴퓨터에 푹 빠져 있었다...그 컴퓨터는 ZX스펙트럼(ZX Spectrum)이었다."


ZX스펙트럼은 1982년 영국에서 가정용으로 출시됐던 8비트 컴퓨터다. 영국에서 컴퓨터가 각 가정마다 자리잡게 된 데는 이 컴퓨터의 영향이 컸다.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 들여다보면 이 컴퓨터의 사양은 휴대폰보다도 한참 떨어진다. 메모리는 고작해야 48KB고 이미지 해상도는 256X192에 불과하다. 얼마 전 파이낸셜 타임스는 '어제의 기술 제품이 내일에는 골동품이 된다'는 기사에서 이 ZX스펙트럼이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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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컴퓨터를 접한 기억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가지는 게임이다. 세실리아 페이지 역시 'ZX스펙트럼'으로 즐겼던 게임의 추억을 얘기한다. "내게 마술사의 세계를 열어주고 신화적 존재와 마법의 숲을 보여 준 게임이 있었으니, 바로 '카오스'다." 카오스도 고전 게임의 역사에 발자취를 남긴 작품으로 1985년 ZX스펙트럼용으로 발매돼 큰 인기를 누렸다. 이 게임은 아직도 회자되며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직접 해 볼 수도 있는 '추억의 상징'이다.


이 사이트를 만든 영국의 편집자 제이슨 비트너(Jason bitner)는 "오래 전 컴퓨터의 기억들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 땐 우리가 '구글링'이라는 걸 하게 될 줄도 몰랐고, 온라인을 통해 '친구들'을 만들게 될 줄도 몰랐다." 이제 우리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클라우드 컴퓨팅의 세상에 살고 있다. "예전엔 컴퓨터는 몇몇 소수만이 몰두하는 것으로 취급받았지만 이젠 다르다." 이 사이트는 컴퓨터가 우리 삶의 큰 일부이며 심지어 어린 시절의 추억마저 장식하고 있다는것을 증명한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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