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알리는 소리, ‘벅벅’ ‘훌쩍’
피지분비 감소로 ‘피부 건조’…샤워 후 3분 이내 보습제를
알레르기 비염 ‘맑은 콧물’…감기보다 오래갈 땐 의심을
[아시아경제 강경훈 기자] 선선한 가을이 되면 주변 공원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내 것이 된 듯한 분위기다. 그야말로 누구라도 '그대'가 되고 누구라도 '시인'이 되는 것. 하지만 이럴 때면 꼭 훼방꾼이 등장한다. 건조해진 날씨 탓에 여기저기서 '벅벅' 긁는 소리, 비염으로 '훌쩍훌쩍' 콧물 들이미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30대 직장인 김형언(남) 씨. 요즘 들어 면도 후 스킨이나 로션을 꼼꼼하게 챙겨 발라도 출근하고 나면 입가가 허옇게 일어나기 일쑤다. 어젯밤 무리하게 달린 술자리 탓으로 생각하지만 범인은 따로 있다.
◆온 몸에 기름을 바를 수도 없고
여름철 뜨거운 날씨와 강한 자외선에 혹사당했던 피부는 가을이라고 해서 편안한 것은 아니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함께 떨어진 습도 탓에 얼굴에 하얀 각질이 일어나고 허벅지나 등이 가렵게 된다.
날씨가 건조해지면 우리 몸은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몸에서 기름을 분비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피부에 기름을 공급해 주는 피지선의 기능이 떨어져 지질 분비가 줄어들게 되고 각질층에서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이외에도 비누나 세척제, 각종 화학제품도 각질층을 자극해 피부를 건조하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건조하고 손상된 피부는 각질층에서 수분을 잡고 있는 능력을 떨어뜨리게 되고 이렇게 되면 피부는 더욱 건조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건조하고 예민해진 탓에 보통 때에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자극들에 피부가 모두 반응하게 돼 가려움증이 생겨 계속 긁다보면 접촉성 피부염 같은 더 큰 피부손상으로 이어지는 것.
한림의대 박천욱 교수(강남성심병원 피부과)는 "샤워나 사우나를 너무 자주 하거나 샤워 후 수건으로 과도하게 몸을 문지르면 피부표면의 피지선을 손상시켜 수분이 더 빨리 없어지게 된다"며 "샤워나 목욕 후 물기를 닦아낸 지 3분 이내에는 반드시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부에 어느 정도 수분이 남아 있을 때 보습제로 보호막을 쳐야 더 이상의 수분 증발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분위기 깨는 '맑은 콧물'
피부를 자극하는 것은 날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약해진 피부에 단풍놀이라도 가서 나뭇가지에 긁히기라도 하면 얼굴에 생채기도 쉽게 생긴다. 또한 들꽃이나 잡초도 얼마든지 접촉성피부염이나 피부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 꽃가루 알레르기는 봄 못지않게 가을에도 심하다. 한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이 1998~2009년에 실시한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 빈도수를 살펴보면 봄철인 3~5월에는 9393건이었지만 가을인 9~11월에는 1만3304건으로 봄보다 1.41배 더 많았다.
돼지풀이나 쑥 같은 잡초류는 가을에 씨를 퍼뜨린다. 더군다나 지구 온난화로 꽃이 피는 기간도 길어져 이들의 활동 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꽃가루는 피부뿐 아니라 호흡기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문제는 알레르기 비염이 감기 증세와 비슷하다 보니 날이 추워서 감기에 걸린 것인지 꽃가루가 들어가 비염이 생긴 것인지 헷갈릴 수 있다는 것.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월 150만원 견디느니, 美 가서 5억 벌죠" 서울대...
울산의대 조유숙 교수(서울아산병원 내과)는 "꽃가루는 바람을 타고 수 십~수 백 킬로미터를 움직이기 때문에 산에 간 적이 없는 사람도 얼마든지 알레르기 비염이 생길 수 있다"며 "최근 환자 수가 급증해 인구의 20~30%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알레르기 비염을 완치시키는 치료법은 없다.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이 정확히 무엇인지 찾아내고 이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