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교사와 교과교사의 협력수업을 시작하며 강봉숙 사서교사가 학교도서관에서 과제 해결을 위한 자료찾기 요령을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서교사와 교과교사의 협력수업을 시작하며 강봉숙 사서교사가 학교도서관에서 과제 해결을 위한 자료찾기 요령을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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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석연 교육전문기자]'1만1333' 대 '724'

전국 초ㆍ중ㆍ고교 숫자 대비 사서교사 현황이다. 이런 불모지에서 학교도서관을 꾸려 대통령상을 받은 예쁜 선생님이 있다. 강봉숙(30) 사서 교사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매일 아침 8시면 어김없이 대구 경운중학교(교장 김태인) 학교도서관인 '천지인'의 문을 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녀의 책상 위에는 교과 선생님들의 특별한 주문서가 수북이 쌓여 있다. 도서관활용수업(LAIㆍlibrary assisted instruction)을 위해 동료 교사들이 요청한 협동수업안이다. 사서교사와 교과교사가 함께하는 협동수업은 명품 수업으로 대통령의 귀에까지 소문이 났다.


"속이 꽉 찬 딱딱한 고무바퀴로 된 자전거를 타고 놀다 다친 아들을 위해 압축 공기를 주입한 타이어를 발명한 영국의 수의사 이름은?"


과학 및 국어 선생님까지 모두 4명의 선생님이 참여하는 협동 수업의 첫 테이프를 이렇게 질문으로 끊는 것은 언제나 그녀의 몫이다. 학생들이 아무리 궁금해 해도 그녀는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아이들은 선생님들이 나눠주는 보물지도를 받는다.


"'과학원리로 떠나는 창의력 여행'이란 책을 쓴 저자는 송은영님이에요. 한울림출판사에서 나왔어요. 그 책의 80쪽을 펴보는 거예요. 모두 서가로 가보세요. 청구번호는 500 송 67ㄱ입니다."


보물찾기 같은 정보 찾기 대회가 열리는 곳은 교실이 아니라 이 학교 후관 1층에 자리 잡은 학교도서관이다.


"우산 장수 아들과 나막신 장수 아들을 둔 할머니 얘기를 찾아보세요."


아이들이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교육 사이트(click.kdi.re.kr)를 찾는 동안 4명의 국어 선생님 및 사회 선생님들이 돌아다니며 멘토가 된다. 자료를 찾아 신문기사를 써오는 과제는 오로지 아이들의 몫이다.


인간이 원인이 된 자연재해 보고서를 쓰며 토론하는 아이들, 교과서 속 인물을 조사해 보고서를 쓰는 아이들이 뒤엉켜 학교도서관은 교실이 아니라 장터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사서교사와 교과교사가 도서관에서 협동 수업을 하는 장면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교과교사가 수업주제를 정해 사서교사에게 자료 요청을 하면 사서 교사는 협동 수업에 필요한 자료 준비를 한다. 이때 준비된 자료는 수업 문의를 하는 학생들에게 안내하고 교과교사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부여해 도서관 수업으로 얻어진 보고서를 제출 받는다. 처음엔 낯설고 힘든 프로젝트 수업이었지만 한 해 두 해 거듭하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08년부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주최하는 독서신문 공모전에서 3년 내리 최우수상을 받는 등 상이란 상은 모두 휩쓸기 시작했다.


이 학교 도서관의 혜택은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여름 밤이면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학교도서관을 향한다. '한 여름밤의 책'이란 주제로 밤샘 독서교실이 열리는가 하면, '잘가요 언덕'의 작가 차인표, '유진과 유진의 이금이 작가,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의 이은희 작가, '심리학 열일곱살을 부탁해'의 이정현 작가 등이 초청돼 학생들과 열띤 독서토론 수업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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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만의 독서 동아리가 꾸려지는가 하면 학부모 독서토론 클럽도 생겨났다. 정기적으로 학부모들은 경주 등지로 책에 나오는 명승지를 찾아 독서여행도 떠난다.


이런 노력의 결과일까? 지난 29일 제47회 전국도서관대회에서 강봉숙 교사는 대통령상을 받았다. 그녀의 꿈은 자기와 같은 동료 사서교사가 전국 1만1333개 학교도서관에 모두 배치되는 것이다.


황석연 교육전문기자 sky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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