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2차원 그래핀을 발견한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안드레 가임 교수와 왕립학회회원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가 5일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탄소 원자들이 격자 구조를 이루면서 만들어진 2차원 물질인 그래핀은 이전에는 안정된 상태로 혼자 존재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가임 교수와 노보셀로프 교수는 2004년 흑연의 한 층을 분리해 그래핀의 존재를 확인하는 성과를 올렸다. 흑연은 탄소를 6각형 벌집 모양으로 수없이 쌓아낸 3차원 구조로, 그래핀은 여기서 아주 얇은 한 겹을 떼어낸 것이라고 보면 된다.

가임 교수와 노보셀로프 교수의 그래핀 발견 성과는 2004년 사이언스지에 실렸으며, 2005년에는 그래핀의 독특한 성질을 규명해 네이처지에 게재했다.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손영우 교수는 "그래핀은 우주에서 가장 얇고 가장 강한 물체"라며 "질량이 없는 물체처럼 매우 빠르게 움직여 실리콘보다 전자를 100배 이상 빠르게 이동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래핀은 상온 열전도율이 제일 높고 구리보다 단위 면적당 100만배 많은 전류를 보낼 수 있다. 손 교수는 "그래핀은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2차원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가임 교수와 노보셀로프 교수가 그래핀을 흑연에서 분리해 낸 방식이 세계를 놀라게 했다는 설명이다. 손 교수는 "이들 연구실에는 금요일마다 연구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실험을 마음대로 하는 전통이 있다"며 "이 때 연필에 셀로판 테이프를 붙였다 떼어 흑연에서 그래핀을 분리해내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2차원 물질을 찾기 위해 노력해 온 가운데 너무나 간단한 방법으로 상온에서 완벽한 2차원 구조의 그래핀을 제작한 것이다. 가임 교수와 노보셀로프 교수는 셀로판 테이프를 연필심에 붙였다 떼어낸 뒤 이를 다시 실리콘 기판 위에 놓고 문질러 그래핀을 제작했다. 제조 방식을 유튜브 동영상으로 찾아볼 수 있을 만큼 간단하다. 과학계에 충격을 가져다 준 사건이다.


손 교수는 "흑연의 한 층에 특이한 성질이 있을 거라고 최초로 예측된 것은 1947년"이라며 "물리학적 의미에서 그래핀의 발견은 도체 안에서 고에너지 입자물리 현상들을 관측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수상 의의를 설명했다.


유연하고 열전도성, 전기전도성이 뛰어난 그래핀은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나 입는 컴퓨터에 적용할 수 있는 '꿈의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으며 각국 과학계가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과학자들도 그래핀 연구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고 있어, 미 콜럼비아 대학 김필립 교수도 2005년 그래핀 분리에 성공해 네이처지에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이 논문은 가임 교수와 노보셀로프 교수가 게재한 논문 바로 뒤에 실려 주목받았다. 이와 관련해 손 교수는 "김필립 교수와 가임 교수,노보셀로프가 밝혀낸 결과는 똑같다"며 "다만 가임 교수팀의 성과가 먼저 발표돼 함께 실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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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얼마 전에는 성균관대 성균관대 화학과 홍병희 교수와 신소재공학부 안종현 교수팀이 그래핀 투명 전극을 30인치 대면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 이를 이용해 플렉서블 그래핀 터치스크린을 개발하고 삼성테크윈과 함께 상용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한편 노보셀로프 교수는 11월 10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다산국제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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