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수혈'하는 30% 싼 배추 신원시장에 풀려
신림동 신원시장에 공급된 배추는 총 2700포기로 큰 배추는 세 포기씩, 작은 것들은 네 포기씩 담아서 총 890망태기로 나눴다. 사진은 판매 직전 배추가 쌓여 있는 모습.
원본보기 아이콘[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중국산 아닐 거라고 믿고 사는 거죠. 국가에서 파는 건데 속일 리가 없잖아요. 우리 집도 추석 지난 지 얼마 안돼서 새 김치 있어요. 그래도 물가가 비싸니까 싸게 팔 때 사두려는 거죠. 무엇보다 방송에서 배추파동이라고 하도 많이 나와서 다들 궁금해서라도 나왔을 거에요. 요즘에 다들 김치 사먹는 마당에 젊은 사람들까지 나온 걸 보면...”
서울시가 ‘긴급 배추수혈’에 나서기로 한 첫 날 신림동 신원시장에서 줄을 서 있던 한 주부의 말이다. 손에 미리 1만4000원을 쥐어 들고 번호표와 맞바꾼 주부는 오랜 시간 기다린 끝에 1망태기(10kg)로 된 강원도 고랭지 배추 3포기를 얻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유명가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배추전쟁'이었다. 서울시가 배추 30만포기(1000t)를 전통시장 16곳에 시중가격의 70%수준으로 판매한다는 발표를 한 뒤, 5일 신림동 신원시장과 망우동 우림시장에서 처음 할인배추가 공급됐다.
신림동 신원시장에 공급된 배추는 5t 트럭 1대에 넘치게 담아 8~9t규모 2700여 포기로, 실제 소비자에게 판매된 가격은 1만4000원이다. 신원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경매가로 1만8000원이면 30% 할인해 1만2600원이지만 어제 배추 내리느라 고생한 상인들 목욕비라도 줄 거 생각해서 1만4000원에 판다“고 말했다.
문제는 배추를 사고 또 줄을 서서 ‘이중 수혜’를 받는 일이었다. 앳돼 보이는 한 여성이 줄을 서 있어 물어보니 “엄마가 저보고 미리 서 있으라고 했어요. 결혼하고 부천에서 사는데 어제부터 연락와서 어찌나 줄 서라고 하던지...”라며 민망해 했다. 그러면서 “뒷편에 엄마도 줄을 서 있다"고 조용히 알려 줬다.
또한 "임신한 딸이 새 김치를 먹고 싶어 했다"며 기지를 발휘한 주부도 있었다. 닮은 얼굴을 한 모녀는 취재진으로 둘러싸인 현장을 벗어나 가져온 장바구니 카트에 어렵게 확보한 6포기의 배추를 재빨리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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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한 주민은 “뉴스 보고 점포마다 나눠서 파는 줄 알았더니 이렇게 줄 서서 사는지 몰랐다. 어느 세월에 살지 모르겠다. 차라리 비싸게 주고 사겠다”고 발길을 돌렸으며, 한 할머니는 “고랭지라더니 속이 너무 안 차서 누르면 쑥쑥 들어간다. 이파리가 뻐셔서(잎이 뻣뻣해서) 별로 맛이 없을 것 같다”고 품질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현장에 나와 있던 서울시 생활정책과 이광수 유통관리팀장은 “30% 할인이라고 했지만 중간상인도 없고 운송비도 없어 반 가격이나 다름없다”며 가격경쟁력을 부각시켰다. 한편 향후 배추 수급에 대해서 이 팀장은 “지금 배추는 준 고랭지 배추다. 경기 충청 전라로 내려가면서 어느 정도 수급이 맞아 들어가면 10월 중순 쯤이면 (수급문제가)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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