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경훈 기자] 치매나 치매 이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의 사람들은 다른 차가 끼어들거나 안개 낀 교량에서는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치매 노인 운전자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관련기관의 적절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북의대 이호원 교수(경북대병원 신경과)는 알츠하이머 치매환자 16명, 경도인지장애 환자 22명, 정상 노인 27명을 대상으로 운전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 운전을 하도록 시키면서 이들의 반응을 측정했다.

측정결과 알츠하이머 치매환자들이 다른 차가 끼어들 때 브레이크를 밟는 시간이 정상 노인에 비해 더 느렸다. 안개가 낀 다리를 건너면서 앞 차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능력은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와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정상 노인에 비해 더 떨어졌다.


현행 도로교통법에서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정신질환자, 정신미약자, 간질환자, 청각장애인이나 대통령령이 정하는 장애인, 향정신의약품이나 알코올 중독자만 운전면허 취소 요건에 해당될 뿐 치매환자가 운전을 하는 데에는 어떠한 제제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외국의 사정은 다르다. 치매환자가 운전할 경우 위험요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미국에서는 노인 운전자의 운전 적격성을 알아보는 시험이 따로 있고 영국에서는 치매로 진단받은 사람이 운전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시험을 다시 쳐야 한다. 만약 관련 기관에 치매에 걸린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운전을 하다 걸리면 벌금을 물어야 한다.

AD

이웃 일본도 2002년 6월부터 노인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갱신할 때에는 치매 유무와 인지능력판단검사를 실시해 운전이 가능한 사람에게만 운전면허를 교부하고 있고 올해부터는 선별검사에서 점수가 낮거나 지난 1년 동안 교통법규를 위반한 적이 있는 노인은 치매진단검사를 받게 하고 있다.


이호원 교수는 "인지기능이 떨어진 치매환자나 경도인지장애환자가 앞 차와 적정거리를 유지하거나 끼어들기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하는 것은 운전능력이 떨어져 있음을 의미한다"며 "인지기능이 떨어졌다고 해서 운전 가능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섣부른 결정일 수 있는 만큼 알츠하이머 치매환자는 일정 기간마다 운전가능여부를 재평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훈 기자 kwk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