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카피가 던지는 공통점은 소비자가 특정 상황에 닥쳤을 때 특정 상품을 구매하라고 주문을 하는 것이다. 광고를 통해서 새로운 구매 시점을 전달하고, 그를 통해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소비자들은 광고를 보고 새로운 정수기에 대한 욕구가 '슬금슬금' 올라오도록 자극한 광고인 것, ‘새것’에 대한 욕구를 가질 만한 시점에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히 집어낸 광고다.
교원 L&C의 ‘웰스’ 정수기의 광고가 카피의 핵심은 물론 순간 온수 정수기 등 우수한 기능도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집 두번째 정수기’라는 마지막 카피다. 오래된 정수기를 교체할 시점임을 무엇보다 강조한 것. 소비자들에게 두번째 정수기라는 점을 환기시키면서 시장을 새롭게 개척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새로운 시장에서 발생하는 경쟁은 피하기 힘들겠지만 이미 정수기를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두번째 정수기’를 사도록 시장으로 이끄는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시장의 파이를 키운 것이다.
광고를 제작한 TBWA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정수기에 대해서 무관심했다”며 “매일 먹는 물을 공급하는 정수기지만 크기, 성능 효율 등에 아무런 의심 없이 정수기를 사용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 정수기를 사면서 따져봐야 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리는 것이 이번 광고가 해야 할 일이라는 판단에 광고의 초점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캠페인을 기획한 TBWA코리아 설유미 국장은 “빅모델의 의존을 배제하고, 공격적이지만 조곤조곤하게 기존 정수기들의 문제점에 대해 거론하는 화법을 사용해 광고를 제작했다”며 “정수기의 의인화를 통해 무거운 내용을 위트있게 풀어냈다”고 전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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