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곤파스' 피해 심각, 복구는 미비
초속 36m(시속 130km)에 달하는 강풍을 몰고 지난 2일 수도권을 덮친 곤파스의 영향으로 인해 고목 수천그루가 뿌리 채 뽑혀나갔다.
자칫 문화유산목록에서 삭제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화성 융·건릉과 더불어 조선왕릉 40기는 지난해 6월 유네스코로부터 유교적, 풍수적 전통을 근간으로 한 독특한 건축과 조경양식으로 유산적 가치가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정문에 들어서자 백년이상 된 노송이 뿌리를 드러낸 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일부는 멀쩡한 노송을 덮쳐 그 노송마저 고사 위기를 맡게 한 듯 위태했다.
그 길을 따라 정조의 생부인 사도세자(1735~1762)와 어머니 혜경궁 홍씨(1735~1815)의 능인 융릉.
융릉으로 가는 길 곳곳에는 곤파스의 위력이 느껴질 만큼 오래된 고목들이 부러져 나가거나 뿌리를 드러낸 채 경관을 훼손했다.
복구의 흔적을 찾아 볼 수 는 있었지만 미비했다.
조선 제22대 왕 정조(1752~1800)와 효의왕후의 합장릉인 건릉도 융릉의 상황과 흡사했다.
태풍이 할퀴고 간 흔적이 곳곳에서 확인됐고, 수백 년 적게는 수십 년 된 노송과 고목 등이 부러진 상태였다.
외곽 상황은 더욱 좋지 않았다.
융·건릉 옆 개발이 중단된 채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태안3지구' 예정지 곳곳도 안전펜스가 부서지거나 쓰러졌다.
이 곳은 융·건릉의 길목이다.
길목에서 부터 태풍의 피해가 복구되지 않아 세계문화유산의 문화적 가치를 간접적으로 훼손시키고 있는 상황이었다.
방문객 김현정(25·여)씨는 “이곳만 유독 태풍의 잔해가 남아 있는 듯하다, 융건릉에 도착 직전부터 오래된 나무가 쓰러진 채 그대로 있어 놀랐다”며 “세계문화유산의 가치와 달리 융건릉 내부는 더욱 심각했다, 빨리 정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래 기자 y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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