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우체국 신용카드업 진출, 실효성 없을 것"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우정사업본부의 신용카드사업 추진과 관련 신용카드 업계의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 30일 농어촌 지역에 대한 금융서비스 확대를 위해 카드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와 관련 카드사들은 카드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로 현재 농어촌 지역도 충분한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A카드사 한 관계자는 "우체국이 카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신용층을 대상으로 카드 사업을 하겠다면 명분이 될 수 있겠지만 농어민들도 이미 카드를 쓰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끼어들어 중복투자를 통한 과당경쟁을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실제로 진출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카드 비즈니스가 카드를 발급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리스크관리, 시스템 등 엄청난 노하우가 쌓여야 제대로 할 수 있는 건데 우정사업본부는 그쪽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걸고 알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그는 이어 "전국적으로 네트워크가 잘 형성된 우정사업본부가 카드 비즈니스에 진출하면 카드업계에 큰 경쟁자가 또 하나 나타나는 거라고 볼 수는 있지만 신용카드를 많이 쓰는 수도권이라든지 지방 대도시 등에서는 이미 카드사나 겸영은행 등이 있기 때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카드사 관계자 역시 "이미 대기업 등이 진출해 포화 수준에 이른 국내 카드 시장에 정부 산하기관인 우체국까지 진출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며 "카드사태 이후 정부가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은 만큼 우체국도 카드업 라이선스를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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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기자 k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