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은 노랗거나 하얀 색을 띤 게 일반적인데 황금알(?)을 낳는 신기한 닭도 있습니다. 경기도 강화군에서 양계사업을 하는 김한조(55)씨에 의해 개발된 화재의 닭. 그는 우연히 푸른 껍질의 계란을 목격한 후 본격적으로 개발에 몰두하게 됩니다.


속은 다른 계란과 같으나 겉만 푸른 표리부동한 알을 의아하게 본 걸 넘어서, 오히려 그런 알을 낳는 닭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고독하게 부화장을 지키며 교잡실험을 거듭했답니다. 근 5년여 만에 청란을 낳는 세 종류의 닭을 키워내기까지 그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맛본 소외감은 컸습니다.

닭 또한 일반 닭과 겉은 비슷하지만 거기서 나온 청란은 처음부터 한 개당 5000원으로 보통 계란의 30배가 되는 값을 받았습니다. 세상에서 혼자만 가진 닭이기에 가격결정권이 김씨 자신에게 있을 수밖에 없었죠. 한 개가 한 판값으로 팔려나가는 그야말로 황금알이 된 것이죠.


그 청란이 부화된 후 각기 회색과 백색, 흑색의 깃털을 갖게 된 병아리까지도 몸값이 상승했습니다. 그건 육용보다는 애완용과 전시용으로 인기가 높아져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구매고객들이 연일 늘어난다고 합니다.

애완용으로 분양된 닭들은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키울 수 있었고 사람들이 먹다 남은 음식찌꺼기만으로 사육이 되니 따로 사료걱정을 할 필요도 없는 일석이조의 장점이 있습니다.


이제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게 되면 전국 각지로 택배를 통해 판매함으로써 마침내 연매출 2억원이 넘는 온라인 양계사업으로 발전됐습니다. 지금은 심지어 꿀을 먹여가며 개발 중인 초고가의 애완 닭도 대기하고 있답니다.

그의 성공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첫째 기존의 고정관념을 깬데 있습니다. 식용으로만 생각했던 닭을 전시용과 애완용으로 용도를 뒤집어 생각하자 그 닭에서 나온 계란이 30배나 가격을 더 받아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던 것입니다. 닭에 대한 전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이죠.


둘째 치열한 실험정신입니다. 확신과 인내심을 갖고 몰두한 부화장에서 선별한 병아리를 모계(母鷄)로 키운 후 다시 교잡을 통해 우량종으로 분류해내는 과정을 마치 생물학자처럼 혼자서 다 감당해낸 것입니다.


셋째 불굴의 인내심입니다. 비록 양계업종이 아니더라도 어떤 업종을 선택 하든지 간에 피할 수 없는 문제는 성공여부에 대한 확신과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의 자금과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는 일입니다. 김씨는 50대가 되자마자 5년이란 세월과 싸워 이기며 50대라는 가고 싶지 않은 나이를 잊은 것입니다.


나머지는 이 세 가지를 극복하는 과정의 작은 파편들에 불과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아무리 위대한 상상력도 기왕에 있는 사물과 관념을 원점에서부터 뜯어보고 부정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요.


한 해의 반이 어느덧 후딱 날아간 이 시점에서 지난 6개월간 일어난 여러가지 이슈들에 대해(개인적이거나 국가적이거나) 필름을 되돌려 보듯이 한번 돌아보면 어떨까요.
오늘 보따리를 싸고 이임식을 하는 많은 지방정부의 수장들에겐 대지를 식혀주는 이 빗소리가 더 착잡하겠지요. 다시 도전의 이를 악물든지 ‘운명이다’ 생각하고 접든지.


펼쳐든 신문과 인터넷에는 심상치 않은 뉴스들이 많습니다. 월드컵 열기도 서서히 정리가 돼가고 그동안 우려 속에서 상승해왔던 우리 경제지표의 숨고르기가 해외악재로 인해 서둘러 시작되는 느낌입니다. 국회에서 뭔가 큰 일(?)이 처리된 것 같은데도 막상 손에 집히는 그 어떤 것도 없는 현실.


두개의 중국시장 FTA체결도 한국기업들엔 불리한 뉴스이고 천안함 사건을 두고 벌어지는 미·중간의 날선 외교적 성명들도 뜯어보면 뭔가 터지기 직전의 긴장된 정치·군사적 국면을 예고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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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확실하게 부결되고 씩씩거리는 세종시 수정안 추종자들과 원안 고수세력들의 미소를 보며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하는 부질없는 논쟁이 떠오릅니다. 수정은커녕 착란도 못하고 사라질 수정에 왜 그렇게 집착했던가를 진정으로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
그들에게 계란 한 알과 닭 한 마리가 상징해 주는 의미를 전하고 싶습니다.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다시 원점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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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우 시사평론가 pdik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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