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은행 자동화기기 이용위한 분담금 3300억원 과도" 주장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은행권과 증권사들의 금융결제원 지급결제망 참여를 둘러싼 갈등이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증권사들이 부담하는 지급결제망 이용료에 대한 다툼이다. 증권사들이 이용료가 과도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자 은행업계는 증권사들에 대한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25일 금융업계 관계자는 "25개 증권사가 금융결제원 지급결제망 분담금이 과도하다며 지난 14일 10개 시중 은행과 한국은행, 금융결제원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며 "공정위 제소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결제원에서 제명하거나 소송까지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 25개 증권사는 지급결제망 이용료 4000억원 중 약 3300억원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지난해 7월 감사원의 감사 내용을 바탕으로 분담금 인하를 주장해왔다. 한국은행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공정위 제소까지 이른 것. 증권업계와 은행권은 증권사들의 지급결제망 참여를 두고 진통을 겪다 지난해 4월 분담금액(4005억원)과 분납(대형사 5년, 중형사 6년, 소형사 7 년)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대행은행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던 증권사들이 직접 금융결제원 결제망에 참가하겠다고 자체판단, 돈을 내고 들어온 것인데 이제 와서 분담금을 환급해달라며 이의를 제기해 어이가 없다"며 "은행권이 유지보수를 위해 연간 수천억원을 들인 자동화기기망에 무임승차하겠다는 얘기"라고 주장 했다.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동화기기는 4만9000여대지만 증권사들의 경우 아직 500여대에 불과하다.

그는 "증권사들이 3000억원 이상을 환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그렇게 치면 25개 증권사가 800억원, 각 회사별로 하면 15억~16억원씩만 내겠다는 얘기"라며 증권업계의 이기주의라고 비판했다.


수천억원의 돈이 걸린 문제인만큼 증권업계도 강경하다. 익명을 요구한 모 증권업계 관계자는 "분담금이 과도하다는 감사원의 지적이 있었지만 이에 대해 금융결제원에서 성의있는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며 "한국은행의 중재에서도 대안 제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책정된 금액의 적절성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공정위에 제소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제명' 등 극단적 방향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금융결제원의 사업목적이 '지급결제의 안정성 유지'인데 분담금 문제로 제명까지 한다면 사업목적에 반하는 일을 벌이는 격"이라며 "증권업계는 공정위의 결론을 지켜보고 있으며 중재안이 나오면 업계에 의견을 물어 답을 찾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종전 은행과 우체국, 상호저축은행 등에서만 가능했던 소액지급결제는 지난해 8월부터 증권사에도 허용됐다. 지로, 급여이체, 공과금 자동이체 등 은행 자동화기기로 이용할 수 있던 업무들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통해 가능해진 것. 이에 지급결제시행일이 연기되고 자동화기기 수수료 징수 문제로 갈등을 빚는 등 증권사 CMA로의 머니무브와 고객이탈 등을 염려한 은행업계와의 충돌이 이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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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공정위는 증권사들의 분담금액이 적절한 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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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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