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미국 양대 국책 모기지 업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주식시장에서 '퇴출' 당한다. 지난 2007년 12월 400억달러에 달했던 패니메이의 시가총액은 최근 6억달러 선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프레디맥의 시총 역시 260억달러에서 5억달러로 급감했다.
지난 2년간 1000억달러를 웃도는 공적자금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수포로 돌아간 셈. 정부는 대마불사(too big to fail) 논리를 앞세워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구제에 나섰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 패니메이·프레디맥, 상장 폐지 = 16일(현지시간) 지난 2008년부터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관리해온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두 업체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규정에 따르면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종가 기준 주가가 30거래일 동안 1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두 업체는 이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내달 초부터 상장이 폐지된다.
상장 폐지 된 후 대표적인 장외종목 거래시장인 OTCBB(Over The Counter Bulletin Board)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 시장 반응은 '예상대로' = 미국 모기지 시장에서 11조달러에 달하는 미국 모기지 시장에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점유율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주택 구매자에게 직접 대출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은행과 모기지 대출업체의 주요 자금원이다. 따라서 두 개 업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결국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 경색으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신규 주택 건설도 부진의 늪에 빠지고, 부동산 가격 역시 하락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 정부가 두 업체에 대대적인 지원을 단행한 것도 이 때문. 미국 정부는 두 기업을 청산할 경우 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 지난 2년간 145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자금 수혈에도 이들 업체의 경영은 악화 일로였다.
현재 두 기업의 1500억달러 가량 자본 잠식 상태다. 만약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없었더라면 일찌감치 문을 닫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두 업체는 총 936억달러의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 182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는 양대 모기지 업체가 향후 수 년간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업체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약 4000억달러에 이르는 혈세가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 의회예산국(CBO)의 관측이다.
짐 보겔 FTN 파이낸셜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두 기업의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시장에서는 왜 좀 더 빨리 상장폐지를 결정하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이라고 말했다.
◆ '실패한 국유화' = 물론 패니메이와 프레디맥도 한 때는 건실한 기업이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위기가 불어 닥치면서 치명적인 위기에 처하게 됐다.
누구도 장기적으로 이들 기업에 투자하려 하지 않았다. 보스 조지 블루이트앤우즈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이들 기업의 근본적인 펀더멘털에는 신경 쓰지 않는 단타 매매자들 뿐이었다"고 말했다.
이미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두 기업의 잔존가치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침체 상태인 부동산 시장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1450억달러의 구제금융 상환과 자본 확충 등 적지 않은 난관을 넘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상장폐지 결정은 민간 기업을 국유화할 경우 이것이 얼마나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혹평했다. 또 "자본 시장에서 기업은 자금을 끌어 모으고, 고용을 창출하는 등 건설적인 기능을 수행해야만 한다"면서 "자본 시장은 카지노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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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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