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억원 수입 올리는 칠성쌀 작목반 공동체 경영성과 ‘탁월’
고령화로 노동력 감소를 농기계와 협동 작업 통해 극복
생산비 절감에 소득 상승 일석이조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흑마늘로 유명한 경북 의성군에는 우리 농업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자그마한 실험을 3년째 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몇몇 농민들이 뜻을 모아 벼농사를 공동으로 지어보자는 소박한 꿈이 이제는 180여 가구가 ‘의성 칠성쌀 작목반’을 구성해 한해 벼농사를 함께 하고 있다.


소위 ‘들녘별 공동체 경영방식’이라는 새로는 공동체 방식의 농업은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은 물론 고가의 농기계를 공동 운영할 수 있어 생산비 절감과 함께 소득 상승이라는 2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1일 경북지역의 대표적인 평야지역인 의성군 단북면 210ha규모의 논에선 대형 농약 살포기 한 대가 농약을 허공에 뿌려 대고 있었다. 1억원이 넘는 고가의 장비이지만 공동운영방식으로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구매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쌀농사에서 가장 품이 많이 들고 어렵다는 방제를 자동화된 대형기계를 통해 순식간에 이뤄지니 노동력 및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고 한다.


이병훈 칠성쌀 작목반 회장은 “4ha기준으로 개별방제를 했을 경우 방제비용만 2만원이 넘지만 살포기를 사용해 공동방제를 하니 1만5300원 선까지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예순이 넘으신 분들은 농약 살포가 가장 힘들어 벼농사를 꺼리는 가장 큰 요인이 됐지만 이제는 자동화된 공동방제를 하니까 칠순 팔순까지 해야겠다고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공동작업을 통해 자동화된 농기계를 많이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노동시간 역시 비약적으로 감소해 개인이 농사를 지을 때보다 90%정도 줄어드는 효과도 거둘 수 있게 됐다.


농기계 구입은 정부 예산 지원을 받아 방제기를 비롯해 이양기, 트랙터 등 농기계 25대를 갖추고 작목반 회원들에게 저렴하게 대여비용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규모화된 쌀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면서 생산비용이 크게 낮아지는 효과를 통해 가구당 수익도 덩달아 오르게 됐다. 작목반 관계자에 따르면 공동운영으로 생산비도 절담되고 자동화된 농기계 사용과 체계적인 작물관리가 가능해지면서 양질의 벼가 생산되면서 가격도 높게 받을 수 있게 됐다. 칠성쌀 작목반을 통해 출하되는 쌀은 ha당 50만원 이상의 소득증대로 이어졌고, 가구당 쌀 농사에 투입되는 노동시간이 크게 줄면서 콩, 마늘 등 타 작물을 재배하는 시간도 늘어가 부수소득도 늘어나게 됐다.


실제 칠성쌀은 타 지역 보다 2000원(40kg) 정도 더 비싸게 받고 출하된다고 한다. 이병훈 회장은 “토지 소유에 따른 가구별 소득의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1년에 작목반 전체에서 쌀을 팔아 벌어들인 수익만 10억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 때문에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도 올해만 2차례에 걸쳐 방문을 하는 등 관심이 적지 않다. 장 장관은 “들녘별 공동체 경영방식은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는 농촌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향후 예산을 증액해 농가에 공동체 경영방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는 ‘의성 칠성쌀 작목반’도 성공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특히 수십년 벼농사를 지어왔던 농민들 대부분이 자신의 경작방식이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새롭게 공동체 방식으로 농사를 짓자는 얘기가 처음에는 통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같이 농사를 짓다보니 의견도 다양해 조율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인내가 필요된다. 오죽했으면 공동체 회장을 맡으면 주량도 세진다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 회장은 “사람을 모으고 한 뜻으로 나아가게 하는 리더십이 가장 힘든 것 같다”며 “구성원 개개인 모두가 한 배에 탔다는 공동체 의식을 키워주는 게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칠성쌀 작목반과 같은 들녘별 공동체는 현재 전국적으로 12곳에 달한다. 전체 규모에 비하면 아직 미비한 숫자지만 농식품부는 오는 2014년까지 200곳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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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관계자는 “들녘 단위로 공동체 경영을 펼칠 경우, 평균 생산비의 30%정도를 줄일 수 있는데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 등에 대처할 수 있는 좋은 복안이라고 생각해 50ha이상의 토지에 대한 조직체가 구성되면 심사를 통해 연간 3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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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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