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대담=송광섭 증권부장]"거래소가 해외시장 개척의 첨병이 되겠습니다."


김봉수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은 업무의 상당 시간을 하늘과 철도에서 보낸다. 1주일에 2~3번씩 오가는 서울 사옥과 부산 본사 외에 해외 거래소 방문도 열심이다. 거래소 개혁이라는 숙제를 안고 들어온 민간 출신 이사장이지만 해외진출이라는 성장동력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찾아가는 서비스..한국증시 인프라를 세계로


최근 2박4일 일정으로 홍콩에서 열린 '세계 거래소 연맹 이사회'에 참석했다 새벽에 귀국한 김 이사장은 바로 임원들을 소집했다. 해외 거래소 이사장들과 만남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바로 실행하기 위해서다. 거래소 임직원들은 이사장이 해외로 나가면 바짝 긴장한다고 한다. 뭔가 새로운 일거리를 가지고 오기 때문이다.

해외에 나가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홍콩 거래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도거래소 이사장에게는 "우리가 IT와 파생상품에 강점이 많다. 우리 시스템을 공유하자"고 제안했다. 브라질 거래소와 남아공 거래소 이사장에게는 축구로 다가섰다. 월드컵의 열기를 십분 활용하며 우의를 다졌다. 영업통으로 증권업계 정상에 오른 그의 친화력을 거래소의 해외진출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 이사장은 거래소 진출을 인프라의 수출이라고 얘기한다. 우리 거래시스템을 깔고, 우리 제도를 도입하게 하는 식이다. 효과는 해당 국가에 진출하는 국내기업들이 고스란히 본다. 김 이사장은 "최근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모기업이 베트남의 증권시스템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상하한가 등 국내 제도와 시스템과 동일해 국내 시스템을 그대로 갖다놓기만 해도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 진출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 앞서 시장을 선점한다는 의미도 있다. 김 이사장은 "10년 후에는 중국이 국제자본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며 "이에 앞서 우리 인프라를 깔면 자연스럽게 우리가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거래소가 앞장서 국내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의 첨병이 되겠다는 것.


지난달 초 가진 중국 베이징 출장에서는 중국기업의 국내 상장을 추진하는 실무자들을 격려하고 상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 21세기 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 등 중국 4개 언론과 합동 인터뷰를 가졌다. 거래소도 찾아가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만 수천개가 되는 중국기업을 한국거래소에 유치하기 위해 이사장이 직접 발벗고 나선 것이다.


중국기업에 집중된 해외기업 상장 유치를 미국과 일본쪽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기업 14개 중 12개가 중국기업이다. 미국과 일본기업은 각각 1개에 불과하다. 대상은 우선 한상기업. 최근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상장 유치설명회를 열었다. 베트남 한상기업을 대상으로 한 상장 유치 설명회도 연다.


◆ S라인-초콜릿 복근은 꾸준한 혁신으로


해외에서 신성장동력을 얻는 것 못지 않게 내부 혁신을 위해서도 김 이사장의 발걸음은 바쁘다. 거래소를 S라인, 초콜릿 복근을 가진 조직으로 만들겠다며 만든 개혁추진단이 최근 활동을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개혁이 아니라 혁신(innovation)을 해 나가는 거래소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개혁추진의 방향이 점진적인 체질개선에 있다고 귀뜸했다.


거래소 개혁이란 게 인원조정, 비용축소라는 직원들의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어 사실 직원들의 환영을 받기 어려운 일이다. 김 이사장은 임직원과 간담회 등을 통한 동기부여, 커뮤니케이션 강화, 단위조직 워크숍을 통한 조직 내부화합 등으로 직원들의 불만을 정면돌파했다. 열심히 일한 직원이 우대받도록 성과평가 제도도 개선,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무마가 아니라 체질개선에 직원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한다.


조직 혁신의 목표는 고객만족이다. 키움증권 초대사장으로 신생증권사를 점유율 1위 회사로 만든 원동력이 김 이사장의 '고객제일주의'다. 김 이사장은 "키움증권의 성장은 직원들의 도전의식과 자발성, 그리고 고객제일주의 원동력이었다"며 "경영자로서 그 기반을 마련하고 직원들을 독려한 것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고객제일주의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키움증권과 거래소는 차이가 없다"며 모든 자원을 총 동원해 고객에게 집중할때 기업가치와 경쟁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당연한 결론"이라고 했다. 거래소는 이달 초 '고객'을 키워드로 한 신경영비전(고객과 함께하는 글로벌 선진거래소)과 CS비전(고객가치를 창조하는 자본시장 파트너)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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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강화 못지 않게 김 이사장은 요즘 사회적 책임 문제에도 열심이다.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책임 증대에 따라 나눔 경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거래소는 경영합리화를 통한 예산절감과 급여삭감분을 재원으로 해 별도의 사회공익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말 설립을 목표로 현재 절차를 한창 진행 중이다. 초기 출자규모는 가능한 최대규모로 하고 설립후 일정기간 추가출연으로 재단의 독자적인 사업추진이 가증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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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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