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과의 대화' 통해 발전 계획 공개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지난 18일 오후 4시30분 서울 군자동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1층은 학생들로 붐볐다. 엘리베이터 6대가 마련돼 있었지만 길게 늘어선 학생들은 한참을 기다려야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긴 줄에 세종대 박우희 총장이 함께 섰다. 사실 이날은 박 총장이 전자정보공학대학 학생들과의 대화를 위해 마련한 날이었다. 이렇게 올라간 15층 소강당 역시 300명이 넘는 학생들로 북적거렸다. 소강당 좌석을 가득 메우고 일부 학생들은 통로에 앉은 채로 총장과의 대화가 시작됐다. 행사는 박 총장의 발전 계획 설명과 학생들의 건의·질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 박 총장 '공간확보하고 교수·학생 뒷받침 할 것'

이날 박 총장은 앞으로 학교가 발전해 나갈 방향을 제시하며 학생들은 믿고 따라와 달라고 했다. 박 총장이 밝힌 계획의 핵심은 캠퍼스 공간 확보와 연구·교육역량 강화다.


박 총장은 학생들에게 먼저 솔직한 얘기를 건냈다. 박 총장은 “취임한 지 7개월인데 솔직히 처음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교수, 직원, 학생 모두 움직이려 들지 않더라는 것이다. 박 총장은 “항구에 좌초된 배와 같았던 세종대를 이제 힘차게 이끌고 나가려 하니 계획을 지켜보고 공감이 되면 마음으로 받아주고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점을 얘기해 달라”고 말하고 계획을 설명했다.

박 총장이 제시한 계획의 핵심은 캠퍼스 확장이다. 박 총장은 “본교 캠퍼스 부지가 3만6000평 정도인데 연면적 10만평까지 늘리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총장은 “이런 공간 확장을 통해 연구와 교육 공간을 명확히 구분하고 또 충분히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총장이 이를 위해 제시한 방안은 캠퍼스 지하화와 신규 건축물 조성이다. 현재 세종대 서울캠퍼스에서는 9개 단과대학 44개학과(전공)가 설치돼 1만명 가량의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다.


박 총장은 구체적인 지역은 밝히지 않았지만 다른 지역에 연구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교수들을 적극적으로 평가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박 총장은 “성과에 따라 교수에게 조기승진과 성과급 등의 인센티브 부여하겠다”며 “연구업적, 강의실적, 봉사내역 등이 모두 점수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총장은 “카이스트, 포스텍 등 많은 대학들이 이미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하며 “교수들이 앞으로 굉장히 노력해야겠지만 그만큼 대우해 주겠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또 대표적인 교육 강화 프로그램으로 ‘집현전 학사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인문사회계·이공계·예체능계를 포함하는 모든 영역에서 최우수 인재를 발굴하여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주며 석학들과 연계하여 특별한 교육을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박 총장은 학생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박 총장은 “여러분들은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강조하며 “졸업하기 전에 영어와 컴퓨터 등에서 인증을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학교가 뒷받침해주겠으니 학생들도 그만큼 노력해 달라는 의미였다.


◇ 등록금, 공간활용 등에 다양한 질문·건의 이어져

한편 박 총장의 얘기가 끝난 후 이어진 질의 응답 시간에는 10여명의 학생들이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우선, 등록금 문제에 대한 질문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세종대는 지난해 등록금을 동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대화를 가진 전자정보공학대학의 경우 공학계열이라 인문계열에 비해 등록금이 학기당 100만원 이상 높은데도 시설과 장학금 지원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학교 측 관계자는 등록금 차등 책정이 타당한지 재검토해보는 한편 전자정보공학대학의 시설 지원에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공간 활용 문제에 대한 관심도 컸다. 열람실 공간과 개방시간을 더 늘릴 수는 없는지, 수업이 끝난 후에 강의실을 좀 더 원활하게 이용할 수는 없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학교 측에서는 “열람실 이용시간과 공간 확대를 위해 지금 이미 현황을 파악 중”이라며 “공부하겠다는 학생을 누가 말리겠느냐”고 대답했다.

이번에 새로 준공되는 학생회관 건물에 대한 관심도 만만치 않았다. 학교 측은 4월 말쯤에는 각 동아리 등의 입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대는 지난 2008년 10월에 지하 2층, 지상 6층의 학생회관(연면적 1만2743.17㎡, 약 3860평) 건립에 들어가 다음 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


열람실 공기가 너무 탁하고 방음시설도 미비하다는 한 학생의 지적에 학교 측에서는 “왜 굳이 열람실이 지하로 내려가고 서가는 지상에 있어야 하는지 학생의 말을 들으며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적극적인 개선을 약속하기도 했다.


◇ 학생들.. 소통 시도에는 만족·발전계획에 기대는 걸겠지만

행사가 끝난 후 학생들은 당장 와닿지는 않지만 공간 확장 등의 장기적인 발전 계획에 기대를 나타내는 분위기였다. 박 총장은 이번에 밝힌 계획과 관련해 구체적인 추진 상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정보통신공학과 신입생인 한 학생은 “총장님을 한번도 뵌 적이 없는데 대화를 한다고 해서 왔다”며 “신축한 학생회관 학생 편의 시설 입점과 관련한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이런 행사가 신선하게 느껴진다며 장기적인 발전 방안 등에 대해서도 기대를 나타냈다.


반면 전자정보공학대학 학생회장인 권택훈 씨는 “직접 소통하겠다는 행사자체의 취지는 좋다”면서도 “학교가 내놓은 발전방안의 얼마나 실현이 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 막바지에 박 총장은 학생들의 질문에 따로 답을 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캠퍼스 개발에 관한 아이디어를 받고 있으니 언제 어떤 형태로든 의견을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8일 시작된 세종대의 단과대별 ‘총장과의 대화’ 행사는 23일로 막을 내렸다.


기자와 따로 만난 자리에서 박 총장은 “교수·직원들과도 대화의 시간을 가졌는데 학교의 중심인 학생들과는 당연히 해야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 총장은 이어 “이렇게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는 얘기를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었고 또 학생들의 얘기도 듣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이런 자리를 학생들이 상당히 반가워하고 또 솔직한 얘기를 들려준다고 말한 박 총장은 “학생들이 나는 생각도 못했던 부분들도 많이 얘기를 해줘서 신선한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AD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3개월 연속 100% 수익 초과 달성!


김도형 기자 kuerte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