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스페인의 지역 저축은행(Cajas)이 파산 위기에 놓이면서 금융시스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부동산 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저축은행이 무너질 경우 도미노 파장이 우려된다. 스페인 정부와 중앙은행이 업계 구조조정에 나섰으나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신용경색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됐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일 카탈로니아 지역 최대 은행 카이샤 지로나가 3개의 카탈로니아 소재 저축은행과의 인수합병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스페인 정부가 저축은행들의 인수합병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지역 은행들은 지역 정부가 감독했다.

스페인의 저축은행이 경영난에 빠진 것은 부동산 시장 침체 때문이다. 특히 일명 ‘카자’라고 불리는 비상장 저축은행은 부동산 개발업체 대출의 절반 이상인 3240억 유로를 공급하고 있는데 이들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대부분 파산 위기에 놓여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때문에 합병 및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주택시장 붐이 붕괴되면서 44개의 저축은행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는 저축은행들의 합병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9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조성했다. 현재 구제금융은 990억 유로로 확대됐다. 그러나 저축은행들의 합병 논의가 지체되고 있어 구제금융 자금이 아직 사용되지 않고 있다.

현재 24개의 저축은행이 전체 사업 합병이나 일부 사업부 합병을 논의중이지만 카이샤 지로나가 그랬듯 논의는 중단될 수도 있다. 앞서 6개의 저축은행이 합병 논의를 시작했으나 중단된 바 있다. 일부 합병 논의는 1년 이상 지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 저축은행들의 합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신용경색이 심화될 것이며 부동산 시장을 더 심각한 침체상황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스페인 저축은행들의 구조조정이 이워지지 않는다면 스페인 은행업계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축은행의 대출 손실 규모가 저평가됐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 1월 스페인 발라오 은행(BBVA)은 스페인 전체 은행의 부동산 업체 대출 손실이 1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업계가 발표한 평균 손실 전망치 8.7%의 두 배 가까이 되는 것.


BBVA는 스페인에서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은행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BBVA의 전망치가 스페인 금융업계에 대한 가장 믿을만한 전망으로 여겨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3월 스페인 중앙은행이 가스띠야라만차은행(CCM)을 인수한 후 CCM의 무수익여신 전망치를 상향한 것도 BBVA의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CCM은 인수 전, 무수익여신이 전체 여신의 약 3.1%를 차지한다고 밝혔으나, 중앙은행은 구제금융을 투입한 이후 CCM의 무수익여신이 전체 여신의 17%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뿐만 아니라 스페인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탓에 저축은행은 부동산 대출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대출들도 부실한 상태여서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스페인은 6분기 연속 경기침체를 이어가고 있으며 실업률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2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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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스페인 정부와 스페인 중앙은행은 올해 상반기까지 스페인 저축은행들의 구조조정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인중앙은행 총재는 “스페인 비상장 은행 44개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건전한 은행에 통합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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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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