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사, 대형사에 공급 공개땐 계약파기 소송우려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 박지성 기자]제품 공급 계약과 관련한 중소형 코스닥 상장사들의 속앓이가 계속되고 있다. 대형 호재가 분명하기에 투자자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지만 계약 상대방인 대기업들이 '비밀 유지'를 강력하게 요구해오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2차전지 부품을 만드는 한 코스닥 업체는 2월 초 미국 애플사에 제품을 공급하게 됐다는 소식이 퍼지며 급등세를 보였다. 애플사에 공급업체로 정식 등록하고 이르면 4월부터 본격 공급을 시작한다는 호재였지만 정작 회사 관계자들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이 회사 CFO는 "애플사와 관련된 계약 건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그 사실이 언론보도나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통해 자세히 알려지게 되면 계약 파기는 물론이 고 우리가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며 몸을 사렸다.


LED 조명을 생산하는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도 대기업과의 공급계약과 관련해 곤욕을 치렀다. 모처럼 증권사 리포트가 나오며 시장의 조명을 받게 된 날 계약관계에 있는 대기업으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기업 분석을 담당했던 애널리스트가 상대 대기업을 거론하며 "국내 A대기업 철도 차량의 LED 조명 업체로 선정되는 등 LED 조명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언급했던 부분이 문제가 됐던 것. 이에 회사 측은 부랴부랴 상대 대기업의 사명을 빼달라고 애널리스트에게 요청해 왔다.


이 같은 상황은 정보 노출을 꺼리는 대기업들과 상장사로서 사업의 진행 사항을 투자자들에게 알릴 의무와 권리가 있는 중소 코스닥 회사들의 입장이 다르기에 발생한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세트제품을 만드는 대기업과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들은 '비밀유지 계약'을 많이 한다"며 "대기업들이 정보노출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계약 사항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품 계약을 통해 신제품의 예상 단가나 진행 상황, 출시 시점과 같은 사업전략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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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한준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특정 장비나 부품을 구입하면 업계에서는 대략 어느 부분에 적용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고 구입 내역이 밝혀지면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공개될 위험성도 높다"며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사명을 밝히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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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박지성 기자 jis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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