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그리스가 지난 2002년 통화스와프를 통해 1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부채 항목에 누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른바 '국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것.


부채를 숨긴 채 실제 경제 현황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국채를 발행해 투자자에게 피해를 줬다는 비난이 고조되는 등 파장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통화 스와프 체결과 국채 발행 과정에 골드만삭스가 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그리스와의 통화 스와프 거래 내용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150억달러 규모의 그리스 국채 발행을 주관,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긴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통신이 그리스 정부의 통화 스와프 거래 이후 골드만이 주관한 국채 발행 관련 서류를 검토한 결과, 10건 중 6건의 채권 발행에서 스와프 거래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던 것. 이를 통해 그리스는 유리한 가격에 채권 매각을 할 수 있었고, 골드만삭스는 쏠쏠한 수수료 수입을 챙겼다는 주장이다. 골드만삭스가 2002년 이후 그리스 국채 발행으로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은 2400만달러에 달한다.

통화 스와프 거래 내역의 비공개가 문제시 되는 것은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국가 부채로 반영되지 않은 채 은폐됐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그리스 정부가 통화 스와프 거래로 10억달러를 조달하는 과정에 골드만삭스가 주관사로 참여했다. 당시 그리스 정부는 향후 국가재정으로 들어올 복권 및 공항 매출을 선매, 즉 미래의 수입을 담보로 자금을 끌어다 쓰는 방식으로 이를 장부상 부채로 기입하지 않았다.


그리스는 이를 통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로 제한하는 유럽연합(EU)의 제재를 피할 수 있었다. EU는 최근까지 그리스 스와프 거래의 실체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며 이번 주 그리스 측에 이를 해명할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EU의 조사는 그리스 이외에 다른 유럽 국가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만약 금융회사가 그리스의 재정적자를 감추는 데 개입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상당한 스캔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에 대해 “그리스가 맺은 스와프 계약은 당시 합법적인 것”이었다며 “현재 그리스는 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메트릭스 코퍼레이트 캐피탈의 채권담당 빌 블레인 헤드는 “국채 가격은 그리스 정부의 재정 상황을 정확히 반영해야 했다”며 “만약 그리스 재정에 관한 정보가 부정확하다면 이는 투자자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위원회(EC) 자료를 인용해 그리스 정부가 지난 2008년 EU측과의 회동에서 적자를 감추기 위해 복잡한 파생상품 거래를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의 통계기관 유로스타트 측은 지난 2008년 9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그리스 정부 관료들과 만남을 갖고, 통화스와프 거래로 적자를 은폐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EU의 아마데우 알타파지 대변인은 “당시 유로스타트의 방문이 있었고, 그리스 정부는 그런 복잡한 파생상품 계약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며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써 그리스 정부는 재정위기를 불러일으킨 도덕적 책임을 피해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과정에서 이익을 챙긴 골드만삭스와 사전에 이를 인식하고도 내버려둔 EU의 책임도 결코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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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부 외신은 골드만삭스가 그리스의 부채 은폐에 가담한 대가로 3억 달러의 수수료 수입을 챙겼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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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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