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명일은 불가리아 정교에서 유래됐다. 불가리아 정교는 동방 정교의 한 일파로 현재 대다수의 불가리아인들이 믿고 있는 종교이다. 불가리아 정교의 가장 큰 특징은 예수님과 마찬가지로 불가리아 성인들 또한 신성시되고 존경받는다.
명명일에는 보통 집으로 손님을 초대해 저녁식사를 함께하거나 친구 및 가족들이 모여 명명일을 맞은 사람을 축하한다. 또 과거에는 명명일을 맞은 당사자가 따로 초대하지 않아도 집으로 찾아가 축하해 주는 것을 예의라고 생각했고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명명일의 독특한 풍습에는 명명일 맞은 사람의 귀를 잡아당기거나 찬물을 머리에 쏟는 것 등이 있다.
명명일이 일반 달력에 적혀져서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설날'하면 음력 1월 1일 이렇게 떠올리듯이 대다수의 사람들이 몇월 몇일은 누구의 명명일이라고 알고 있다. 과거에는 명명일이 불가리아 가정의 가장 큰 명절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또한 몇몇의 명명일에는 재미있는 풍습이 있다. 5월 6일인 St. Georgi`s Day에는 양고기를 먹어야 하며 12월 6일인 St. Nick`s Day에는 잉어로 된 요리를 저녁에 먹는다.
일반적으로 불가리아 사람들은 이름을 자신들의 성인 이름에서 많이 따온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이름으로 불리는 철수, 영희와 같은 이름이 불가리아에서는 Георги, Михаел 인데 이들 모두 불가리아 성인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명명일을 맞아 이분들의 훌륭한 업적을 곱씹어보고, 넋을 기리며, 당일 명명일을 맞은 사람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한다.
명명일을 통해 불가리아인들이 자신들의 전통 문화와 위인들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요즘 한문 이름보다는 순수 한글 이름이 선호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성인과 문화를 아끼는 불가리아인들을 보면서 나도, 우리나라 사람들도, 우리 고유문화를 더욱 더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키워야한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글= 황선정
정리= 박종서 기자 jspark@asiae.co.kr
◇ 한국외대 불가리아어과 3학년 재학 중인 황선정 씨는 현재 코트라 소피아(불가리아의 수도) KBC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고교 시절엔 한국 고교신문에서 학생기자 로도 활동한 바 있는 선정 씨는 "TV보다 라디오가, 영화보다 뮤지컬이 좋다"고 말하는 22살의 명랑한 아가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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