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정부가 세수(稅收)만으로는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는 데 부족하다고 보고 세외(稅外)수입을 늘리기 위한 대책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내에선 부처간의 협조와 조율이 안 돼 중복사업으로 예산낭비가 초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19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환경부는 '생태하천복원사업'이라는 명칭으로, 국토해양부는 '지방하천 생태하천조성사업'으로 각각 해마다 중복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둘 다 하천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공간을 조성해 친환경으로 바꾸자는 취지다.
기본 방향이 같은 만큼 통합해서 사업을 추진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울산 태화강, 대전 대전천, 강원 춘천의 공지천, 부산 수영강, 대구 신천 등 적지 않은 전국의 하천에서 중복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예산은 술술 새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두 부처는 이에 대해 "두 사업의 성격이 달라 각각 독립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국토부의 하천 운영과의 한 관계자는 "지방하천 조성사업은 홍수예방과 함께 생태ㆍ문화ㆍ레저 등 다양한 하천기능을 종합적으로 복원하는 사업"이라면서 "산책로, 자전거길, 수변광장, 체육공원 등 다양한 친수시설도 함께 설치된다는 점에서 환경부의 생태하천사업과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환경부 관계자도 "국토부가 하천의 문화레저 등 기능적 중심이라면 생태하천복원사업은 말그대로 하천의 수질과 생태계 복원에 중심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두 사업 모두 하천의 오염과 홍수에 다른 범람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이라면서 "어차피 하천에 손을 대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하천마다 어떻게 두 사업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지난해 하천정비관련 예산은 국토해양부의 하천환경개선 및 1지류 하천정비 사업 87건 9949억 원과 환경부의 생태하천복원, 수질개선, 총인관리사업 265건 5770억 원 등 총 352건 1조 5719억원에 이른다. 올해도 추가 배정된 예산이 두 부처 합해서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복에 따른 효율성과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높아지자 환경부는 한 발자국 물러나는 모습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방하천 개선 사업의 시행자가 지방자치단체여서 해당 하천의 사업 성격을 판단해 환경부와 국토부 사업을 구분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업의 성격 자체가 큰 차이가 없어 자자체도 기준마련에 고심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의 주종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사업을 놓고도 환경부는 지식경제부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올해 안에 탄소배출권에 대한 세부시행령이 확정이 되면 조만간 탄소배출권을 사고파는 거래소가 설립이 되야 하는데, 이를 놓고 환경부와 지경부는 서로 자기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형국이다.
환경부는 파생상품 성격이 강한 이산화탄소 배출권은 금융 거래 노하우가 쌓인 한국거래소의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지경부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업체가 참여하는 전력거래소가 탄소시장을 맡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환경부는 이미 한국거래소와 탄소배출권거래소 설립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이에 질세라 지경부 산하 전력거래소도 한국전력의 자회사와 탄소 모의거래를 실시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제 트랜드를 보면 탄소배출권 관리를 특정업체에서 하지 않는다"면서 "국제적인 신뢰가 필요한데,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들을 담당하는 부처에서 배출권을 관리한다는 것은 국제사회가 믿지를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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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의 녹색성장위원회는 "탄소배출권거래소는 한 곳만 정한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여서 환경부와 지경부 가운데 어느 한 쪽은 양보해야할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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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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