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경직성, 기업규제 등 기업부담 여전
기업부담 절감에 중점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정부가 14일 추가적인 기업환경 개선책을 내놓은 까닭은 한마디로 기존 기업지원 대책에 대한 약발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부담 완화, 기업환경개선 등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기업투자는 아직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경제 위기 이후 재도약의 국면에서 현장에서 제기되는 기업의 비용 부담에 대한 고충을 앞장서서 풀어주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환율하락, 금리상승 우려 등 최근 경기회복과 기업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요인도 상존해 있다”며 “선제적으로 현장에서 제기되는 기업비용부담경감 등 추가적 방안 마련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10% 하락시 수출단가는 4.6%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최근 환율 하락으로 수출단가 상승 등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지난해 일본기업과의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졌던 원화약세 효과가 사라지게될 것 같다”며 우려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 기업환경개선대책에서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강화, 특허제도 개선, 세무행정 개선을 통한 비용부담 완화, 기업의 자금조달 관련 비용부담 완화, 기업 현안 애로해소 및 규제 완화 등을 담았으며 올해 연말까지 마무리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정부시각에선 낮은 노동생산성과 노조가 있는 대기업의 경직된 노사관계 등이 우리 기업의 경영환경에 적지 않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OECD 30개 국가 중 23위로 미국의 57.3%, 일본의 77.1%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한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의 ‘노동시장 효율성’은 전년대비 43계단 떨어져 84위를 기록할 정도다.


또한 정부의 고민은 저출산·고령화 진행에 따라 양질의 노동공급이 감소하여 노동생산성 제고가 쉽지 않은 상황이란 점이다. 여기에 점차 늘어나고 있는 대기업의 생산기지의 해외이전 등으로 국내 생산 기반이 위축되고, 소위 ‘고용없는 성장’문제가 심화될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정부는 2월 중 시행령을 개정해 노조전임자·복수노조 제도를 현장에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해 경직된 노사관계를 유연하게 바꿀 계획이다. 비정규직·파견근로의 사용기간 제한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비정규직?파견근로자에 대한 차별도 시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공기업의 선도적인 노사관행 개선노력이 민간기업으로 파급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불필요한 각종 서류제출의무 등을 정비하고, 노동관련 법령 위반에 대한 징역형 부과 규정 등 재정비를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특히 중소기업의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여전히 불평등한 관계가 상존해 중기 경영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기업·공공기관의 구매를 조건으로 중소기업의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구매조건부 기술개발사업을 확대키로 했다.


구매조건부 기술개발사업은 개발기간 2년~3년인 사업에 최고 7억 5000만원 예산을 지원하게 된다. 올해 170개 사업에 600억원이 지원된다.


또한 대·중소기업 공동사업(공동개발 기술의 상용화 등)을 위한 설비투자에 대해 설비투자펀드 등을 통한 투융자 지원도 강화한다. 산업은행·기업은행 설비투자펀드 및 국민연금 등 펀드에서 매칭지원하는 방식이다.


또한 TV홈쇼핑 채널을 통한 중소기업 판로 확대와 재래시장의 활성화 방안도 마련했다.


정부는 3차례의 기업환경 개선대책에도 불구하고 기업규제에 따른 부담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수도권 규제 완화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가 남아 있지만 여전히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법인설립 온라인 처리시스템을 구축해 법인 설립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국가정보화 사업 시 발주자의 제안요청서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하도록 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기업들이 가장 껄끄럽게 여기는 세무 조사 부담을 줄여주고 기업의 젖줄인 자금 조달을 쉽게 만들면 기업의 비용부담을 상당 폭 줄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그동안 조세와 관련해서는 세무 조사를 예측하기 힘든데다 자료 제출 부담으로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수평적 성실납세제도'를 활성화하면서 사업 연도 중 실시간 조사하는 방식으로 세무 조사 부담을 덜어주고 중소기업 세무조사 대상 선정 기준에 있어 중견기업에 비해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등 배려를 해주기로 했다.


또한 그동안 취약한 회사채 시장으로 인해 기업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회사채 발행 여건을 개선하고 설비투자펀드를 통한 기업 설비자금 조달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고액의 사용료와 손해배상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특허괴물'이 적지않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점을 감안해 특허괴물의 활동 동향, 국제특허분쟁지도 등을 기업에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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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진 재정정책조정국장은 “노동, 건설·건축 분야 등의 진입 제한하거나 기업의 비용으로 작용하는 규제에 대해 우선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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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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