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식에서 제시한 2010 재계의 키워드는 ‘스피드와 창조를 통한 변화 경영’입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혁신적인 제품을 고객들에게 적기에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도 ‘경쟁자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는 스피드가 무한경쟁시대에 요구되는 자질 중 하나’라며 직원들을 독려했습니다.
“덩치가 큰 기업이 항상 작은 기업을 이기는 것이 아니지만 빠른 기업은 언제나 느린 기업을 이긴다” 지난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MS)와 GE(제너럴일렉트릭)를 제치고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시스코 시스템즈의 최고경영자(CEO) 존 챔버스의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특히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고 소비자의 기호가 쉴 새 없이 빠르게 변하는 요즈음 그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신제품으로 경쟁사 추격을 뿌리치려면 ‘스피드 경영’은 필수입니다. 일본 닛산 자동차의 경우 신상품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21개월에서 10개월 반 정도로 줄였고 노키아나 모토로라 같은 휴대폰 제조업체도 6개월 이내로 단축했답니다.
미국 비즈니스위크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처럼 빠르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는데 성공하는 기업은 공통된 비결이 있다고 합니다. 먼저 ‘자신 기업만의 신상품 발굴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기존의 시장조사나 포커스 그룹을 이용하는 방법만으로는 경쟁사를 앞서기 쉽지 않습니다. 남보다 먼저 참신한 아이디어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그들 기업만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신속한 의사결정’도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검토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되면 제품 출시시기를 놓치거나 아예 사장될 수 있습니다. 미국 레스토랑 프랜차이즈인 레이빙 브랜즈는 최고경영자가 참여해 결정을 내려주는 아이디어 회의를 매주 열어 5년간 무려 6개의 새로운 레스토랑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냈답니다.
‘일상적으로 해오던 규칙을 깨고 일사불란한 추진력을 갖추는 것’도 필요입니다. 켄달잭슨이라는 와인브랜드로 유명한 잭슨은 2004년 말 와인의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자 특단의 조치를 취합니다.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부문의 직원들을 외딴 곳에 모아놓고 브레인스토밍을 벌입니다. 이 과정에서 병의 모양을 육면체로 만드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단 몇 주 만에 새로운 브랜드 2개를 출시해 모두 10만상자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합니다.
이외에도 ‘전문기업의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합니다. 요즘 아웃소싱 업체는 상당히 전문화돼 업무를 싸게 수행해주는데 그치지 않고 과업도 빠르고 완성도 높게 수행해 줍니다. 휴대전화 전문 디자인 아웃소싱업체인 셀론은 고객 주문이 없어도 자체적으로 디자인 개발을 준비해 놓고 있다가 고객 주문이 오면 기존 디자인을 요구에 맞게 변형해 제공함으로써 5개월 정도면 제품 디자인에서 출시까지 가능케 하고 있습니다.
또 ‘성공이 확인된 모델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비록 자신들이 창안한 방법은 아니지만 기존의 사업자와 업무 제휴를 통해 그들의 성공경험을 공유하고 적용하는 것은 업무의 스피드를 높이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일본의 기업 전문 변호사 다카이 노부오씨는 저서 ‘스피드경영 3분 사장학’에서 “게으른 사장에겐 내일이 없습니다. 앞으로는 정보의 취사선택도 3분 안에, 생각하는 것도 3분 안에, 사태를 판단하고 결단하는 것도 3분 안에 해치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익을 창출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피라미드형 다단계 조직을 수평형 조직으로 바꾸라고 말합니다. 아이디어가 다단계를 거쳐 최고경영자에게 도달하는 결재 과정은 기획의 신선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당초 기획의도를 변형시켜 쓸모없는 아이디어로 만들기도 한다고 지적합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경쟁력도 스피드경영에서 나왔다는 평가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히트한 LED TV의 경우 시장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한 발 앞선 제품을 출시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또 현장에서 답을 찾고 의사결정을 하는 현장중심 문화도 실적 호조에 한몫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포스코가 지난해 지시와 보고 프로세스를 개선한 것도 업무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CEO 지시사항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수행 책임부서를 명확히 하고 그 결과를 반드시 보고토록 했으며 보고 형식도 순차보고와 토론식 보고, 이메일보고 등으로 내용과 성격에 따라 다양하게 했습니다.
현대는 속도전입니다.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앞서 가려면 신속한 의사 결정과 지체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노력, 기업 에너지를 모아 발산하는 추진력 등 속도를 높이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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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도 “시간은 가장 성스러운 자원이다. 시간을 관리하지 못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올해도 벌써 10여일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세워놨던 계획에 속도를 더하는 하루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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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논설실장 jigk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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