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시중에 풀린 돈이 투자나 소비에 쓰이지 않고 은행에 차곡차곡 쌓여가고만 있다. 기업들의 시중은행 예금잔고 증가액이 작년 들어 10월까지만 이미 사상 최대치를 넘어섰다.
가계의 예금잔액 증가액 역시 같은 기간동안 20조원을 넘어서며 2년 연속 급증세를 유지했다. 투자와 소비가 부진해지면서 나타나는 지표만의 성장, 성장의 양극화가 시급한 해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8일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예금주별 말잔 현황을 보면 작년 1∼10월 중 기업의 총 예금은 35조2151억원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 사상최대치였던 1999년의 29조9237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기업들은 요구불예금보다는 저축성 예금을 늘리는데 치중했다. 요구불예금은 5조3786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2008년 연간 증가액인 3조250억원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지만 요구불 예금은 지난 2005년 8조3000억원, 2006년 7조3000억원 증가한 바 있어 크게 부각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저축성예금은 무려 29조8366억원 증가하며 관련 조사가 시작된 지난 1975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만큼은 아니지만 가계 역시도 작년은 은행 예금 늘리기에 바쁜 한 해였다.
가계의 총 예금은 작년 1월부터 10개월간 20조2239억원 증가했다. 2008년 연간 증가액(27조7000억원)보다는 낮았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2002년 이후 최대치다.
가계의 요구불 예금은 3조430억원, 저축성예금이 17조1810억원 늘어났다.
가계나 기업이 이같이 돈을 소비하지도, 투자에 나서지도 않으면서 경제성장률과는 관계없이 고용은 줄고 내수는 위축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을 맞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작년 국내 설비투자는 사상 최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찬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자본재 수입 증가 및 해외 직접투자 확대와 함께 설비투자 주력업종이 IT산업 중심으로 전환되는 기업투자방식 변경으로 인해 작년 사상 최저 설비투자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뭉칫돈을 설비투자에 쏟지 않고 있는 것은 은행에 맡겨두고 있는 것은 더블딥(경기 이중 침체)을 우려한 비상대비용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는 구조적 문제로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용창출효과가 떨어지는 수출이 경제회복을 주도하고 있지만 정작 투자에 나서기를 꺼려하고 있고 가계는 고용부진 및 임금삭감으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만 늘리는 순환고리는 바람직한 경제성장모형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서비스산업 육성과 더불어 안정적 고용창출 효과와 수입대체 효과가 확실한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정부차원의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성공투자 파트너] -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