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게도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친구들이 많다. 특히 조금은 낯선 동유럽국가권 학생들도 상당수 있으니 여기서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견문이 넓어지는 느낌이랄까.
다양한 국적을 가진 친구들이 있는 만큼 다양한 문화도 공존한다. 따라서 친구들과 지내다 보면 사소한것에서부터 문화 충격이라고 말할만큼 큰 것까지 문화차이를 느끼기 일쑤다. 유럽친구들이 많기 때문인지 몰라도 유러피안스타일과 아시아스타일의 차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느끼곤 한다.
한번은 교환학생 친구들과 폴란드내에서 여행을 간적이 있었다. 나는 대만 친구들과 함께, 다른 한국친구는 유럽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갔었는데 돌아와서 여행담을 나눠 던 중 문화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에 나는 여행가서 낮잠 자는 건 처음 봤어!" 친구가 제일 먼저 꺼낸 말이다.
2박 3일의 여행중 하루 2시간씩 저녁 식사전 시에스타를 즐겼다고 한다. 물론 낮잠 자는 것이 유럽피안 문화라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여유롭게 피곤함을 달 래고 밤 문화를 즐기기 전 체력보충(?)을 위해 낮잠 자는 건 분명 아시아 스타일은 아니다.
반면 나는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유스호스텔에서 주는 빵으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하고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돌아다녔다. 하나라도 더 보기위해 기를쓰고 아침부터 저녁 까지 돌아다니는 것이 아시안스타일이라면 유러피안스타일은 느긋하게 커피한잔 하면서 주어진 시간을 즐기는 것이라고 할까.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를 느꼈던 것은 바로 사고 방식의 차이다. 물론 지금이야 많이 변했겠지만 기본적으로 동양 사람들은 남자와 여자의 구분이 분명하다. 유럽사람들 도(사실 서양사람들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그 구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남자와 여자보다는 사람과 사람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개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요시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 또한 한국처럼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
하루는 수업 끝나고 기숙사로 돌아갔을 때 일이다. 룸메이트와 생활용품을 사기위해 약속했기 때문에 외출을 마치고 서둘러 방으로 향했다. 방앞에 도착했을 때 남자 목 소리가 들리는 것에 흠칫 놀래 방 호수를 다시 확인하고 심지어 내 방임에도 노크를 하고 들어갔다.
방에는 룸메이트와 룸메이트 친구인 독일 남학생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직 폴란드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은터라 여자 기숙사 방에 남자가 들어온다는 사실 자체 가 익숙지 않았었다. 룸메이트는 나를 보자 친구를 소개시켜준 후 우리가 할인 마트에 갈 동안 잠깐 낮잠(?)을 자고 갈 거라고 말했다.
세상에! 남자가 아무도 없는 여자 방에서 낮잠을 잔다니..전형적인 한국인의 사고를 가진 나로썬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제는 나도 서양적인 사고 방식에 익숙해져서 기숙사에서 남자들이 샤워 후 가운 하나만 걸치고 다녀도 아무렇지 않게 그 옆을 지나간다. 처음에는 흠찟흠찟 놀라던 일이 지금은 일상이 돼 버렸다.
이렇듯 외국인 친구들과 한 공간에서 생활하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고 문화 차이도 심심치 않게 느끼게 된다.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다이나믹한 생활이 펼쳐지 는 곳에서 나는 지내고 있는 것이다.
글= 김명주
정리= 박종서 기자 jspark@asiae.co.kr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월 150만원 견디느니, 美 가서 5억 벌죠" 서울대...
◇ 색다른 경험을 하기 위해 폴란드 행을 택한 김명주씨는 바르샤바 경제 대학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