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보너스를 삭감할 경우 인재들이 썰물 빠지듯 빠져나갈 것이라는 은행권의 호소가 현실로 나타났다.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가 보너스 삭감 이후 임직원 1000여명이 빠져나가는 '엑소더스'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
6일(현지시간) 타임지에 따르면 올해 영국 정부가 RBS에 보너스 삭감 압력을 넣은 이후 경쟁업체로의 인재 유출이 본격화 되면서, 1000여 명의 투자은행 부문 임직원이 더 높은 연봉과 보너스를 찾아 RBS를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유출 인력은 전체 RBS 투자부문 인력의 약 5%에 불과하나, 이들이 올리던 소득은 2008년 기준으로 총 6억~7억 파운드로 전체의 8%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고연봉 임직원들의 이직이 특히 많았다는 의미다. 한 은행관계자는 “올해 보너스를 둘러싼 정부와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내년에도 대량 이직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영국 금융감독위원회(FSA)는 은행들에게 남는 돈을 자본확충에 쓰도록 압력을 넣는 방법을 통해 보너스를 억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RBS는 지난해 영국 기업 사상 최대 240억1000만 파운드의 손실을 기록하며 정부로부터 200억 파운드를 지원받은 전적이 있어 정부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초 영국 재무부는 RBS의 보너스 지급액을 90% 이상 삭감한 적이 있다.
RBS는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보너스 인상을 바라는 눈치다. RBS 이사회는 투자은행 부문의 보너스풀을 최소 50%, 15억 파운드로 확대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BS는 투자은행부문이야말로 RBS의 주요 수익창구로,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납세자들의 돈을 모두 되갚기 위해서는 투자은행 부문의 좋은 실적이 필수적이라는 논리는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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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RBS의 인력유출 현상이 영국 정부의 보너스 정책에 변화를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경제가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은행권이 보너스 잔치를 벌이고 있는데 대한 납세자들의 분노가 크기 때문. 한 재무부 관계자는 RBS의 보너스 인상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보너스에 대한 제재가 강해지자 은행들은 연봉을 올리는 우회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나섰다. 지난 주 바클레이스 캐피탈은 일부 임직원에 연봉을 두 배로 올려줄 것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라, 소시에떼 제네럴 등 다른 은행들도 연봉 인상에 나서면서 RBS의 인력 유출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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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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