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역대 최고였던 작년 476억 달러 수준을 넘어서서 500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451억9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해외건설 수주액이 2년 연속 4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중동지역에서 300억 달러를 수주했으며, 공종별로는 플랜트가 전년대비 8%가 증가한 284억 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해외 플랜트 업체들의 프로젝트 수행 역량이 해외에서 인정받은 결과다.


3분기로 접어들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의 개선과 유가 상승으로 주력시장인 중동시장의 발주가 늘어난 것이 우리에게 크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최근의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UAE, 바레인, 알제리 등지에서의 잇단 대형 공사 수주 등을 좋은 예로 들 수 있겠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눈에 띄는 성과에 있어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한 것이 엔지니어링이라는 사실이다. 업체별 수주실적을 보았을 때, 삼성엔지니어링이 11월 현재까지 48억2000만 달러로 해외 플랜트 수주액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타 건설사들과 함께 다른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따르고 있다.


더 반가운 것은 이런 해외 플랜트 수주의 대부분이 국내 업체들의 EPC(계약사가 엔지니어링, 자재, 구매, 건설까지 프로젝트 전체를 총괄하는 일괄수주 방식) 기술력과 경쟁력에 기반으로 한 전체적인 프로젝트 수행 능력이 높이 평가되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것은 SOC 또는 플랜트 건설 등에서 엔지니어링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연히 증명하는 예일 뿐 아니라, 우리 엔지니어링 산업이 세계의 선진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엔지니어링은 시공을 제외한 모든 공정, 즉 기획, 타당성 조사, 기본설계, 상세설계, 기자재 조달, 시운전, 유지보수 등 시설과 건물을 짓는 프로젝트 전체를 운영, 관리하는 것으로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경제성, 품질 및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영역이다.


시공기술력이 세계적으로 평준화되고 있는 지금, 실질적인 경쟁력은 기획, 설계, 프로젝트 관리 등 엔지니어링 영역에서 나온다고 말할 수 있다. 해외 플랜트 공사 수주와 같은 경우 그 규모와 성격상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하는 엔지니어링의 수준에 따라 수주 여부가 결정될 뿐 아니라 전체 프로젝트의 질과 그에 따른 파급효과까지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금 안타까운 현실은 많은 해외 플랜트 공사에서 국산 기자재 조달 부문이 차지하는 부문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의 핵심 기술과 기자재를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엔지니어링이 원천 기술을 확보하여 설계, 구매, 시공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을 고루 갖추는 것이다.


국내의 많은 업체들이 이미 짧은 공사기간, 세계적인 시공기술, 높은 가격 경쟁력이라는 장점들을 두루 갖추고 있어, 핵심 기술력이 확보될 경우 설계 외에도 기자재 수출, 시설 운영 등 여러 측면의 경제적 부대효과를 함께 가져 올 수 있다.


엔지니어링 산업 전반에 걸쳐 건전하고 공정한 경쟁과 보상이 이루어지는 환경을 만들고, 정부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원천 기술력 강화를 위한 업체들의 노력이 결합된다면 대한민국 엔지니어링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핵심 시장인 중동 지역 외에도 신시장으로 떠오르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의 가능성 또한 커지고 있는 요즘에 엔지니어링 기술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그로 인한 우리만의 핵심기술력 보유야 말로 대한민국 엔지니어링이 수출 주도형, 해외시장 개척형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토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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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일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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