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인사 관전 포인트

삼성·현대차·LG 등 후계구도 관심
이부진·정지이 등 여성파워 돋보여


[아시아경제 김정민 기자, 김혜원 기자, 손현진 기자, 최대열 기자] 올해 대기업 인사의 핵심 포인트는 '오너체제 강화'로 점철된다. 불투명한 시장환경속에서도 공격적인 경영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각 그룹의 경영전략이 책임경영이 가능한 오너십 강화로 연결되는 분위기다. 특히 이 과정에서 주요 재벌 그룹의 3,4세들이 급격히 부상하면서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경제위기의 파고속에서 주요 기업의 명암이 엇갈리면서 길게는 10년 넘게 CEO 자리를 지켜온 '노장'들이 일선에서 후퇴하는 등 전문경영인에 대한 '논공행상' 또한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인사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속이다. 이수빈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등 그룹의 주요 경영진조차 인사문제에 대해서는 말문을 닫았다.

다만 연초 인사에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세대교체 수준의 대규모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던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제위기속에서도 사상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둬낸 현재의 사장단 진용 또한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할 공산이 커 보인다.


그룹의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삼성전자를 떠나 삼성LED 등 타 계열사 사장을 맡아 실적 쌓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과 삼성전자 내에서 계속 경영수업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는 가운데 후자쪽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인사에서는 제자리 걸음을 했던 이 전무가 부사장으로 한 단계 승진에 머무를지, 아니면 파격적 승진으로 CEO를 맡아 경영전면에 나설지 역시 귀추가 주목된다. 이 전무의 승진 여부에 따라 삼성 인사폭은 유동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LG그룹 또한 연말 인사를 기점으로 오너체제 강화를 위한 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외환위기와 GS, LS의 계열분리를 거치며 오너 일가들이 모두 그룹을 떠나거나 경영에서 손을 뗐다. 구본무 LG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유일하다.


LG필립스LCD를 이끌다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던 그가 '권토중래'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LG상사를 맡은 뒤 최악의 경제여건 속에서도 실적개선을 일궈내 그룹 내 위상은 한 단계 높아진 상태다. 관련업계에서는 3년 임기를 꽉 채운 남용 LG전자 부회장을 대신해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구본무 회장의 양자인 구광모 LG전자 과장의 거취 또한 관심거리다. 경영승계 1순위인 구광모 과장의 후계자 수업도 내년께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스탠퍼드에서 MBA과정까지 끝낸 만큼 현장에서 경험을 쌓는 일만 남았다.


아울러 LG텔레콤, 파워콤, 데이콤 3사의 통합에 따른 경영진 후속인사 역시 주요 관전 포인트다.


통상적으로 연말에 인사를 내는 현대기아차는 올해에도 해외 법인장 회의가 끝나는 17일 이후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올해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해외 법인장 교체폭이다. 현대ㆍ기아차는 다음 달 셋째주 법인장 전원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올해 경영 평가와 내년 사업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따라서 법인장 인사는 전략회의 후 윤곽이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인사는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차로 옮겨온 이후 처음 단행하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이 기아자동차 재직 시절 글로벌 영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그의 의중이 인사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K는 통상 12월 중순에 이뤄지는 정기 인사를 앞두고 그야말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의 대대적인 재정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장중심의 경영을 강화하면서 지나치게 비대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지주사 임원들의 현장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주요 계열사 CEO에 대한 인사폭이 컸던 만큼 올해는 임원진 인사가 대규모로 이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실적 부진 계열사 CEO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110개에 달하는 중국법인의 통폐합 작업을 누가 진두지휘하게 될지 또한 관심거리로 남아있다.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 무산과 비자금 조성의혹, 해외 부동산 매입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효성그룹의 경우 3세들의 승진여부가 관심사다.


재계에서는 조현준, 조현문, 조현상 등 3세들이 동반승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현준 사장은 부회장으로, 조현문 부사장은 사장으로, 얼마 전 결혼한 조현상 전무는 부사장으로 각각 한 단계씩 승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조석래 회장이 74세의 고령인 만큼 이번 인사를 계기로 장남 조현준 사장에게로 서서히 경영권을 승계하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현재 진행중인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내 인사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11월이나 12월 초면 인사를 마무리지었지만 대우건설, 금호렌터카 등 주요 계열사 매각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각종 매각건을 올해 안에 끝낸다고 가정하면 내년 초쯤 각 계열사 사장단을 포함한 각종 인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얼마 전 아시아나항공에서 그룹전략경영본부로 자리를 옮긴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 박철완 부장의 승진을 점치기도 하지만 회사측은 부정적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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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명예회장의 아들 박세창 전략경영본부 상무가 지난해 초 임원승진한 점을 감안하면 3살 어린 박철완 부장은 아직 좀더 시간이 걸리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밖에 대한통운, 금호석유화학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도 관심거리다.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위기상황이 어느 정도 극복됐다는 판단아래 기업들이 장기적인 투자를 토대로 한 도약을 준비하면서 책임감 있는 오너체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오너경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정권교체 이후 많이 개선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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