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위 의원들 국회서 통합필요 토론회 개최..통합 허용담은 개정안도 제출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2001년 한국전력을 한국수력원자력과 발전 5개사로 분할하는 전력산업구조개편에 관한 법률이 연말 일몰 종료를 앞두면서 국회 차원에서 한전과 발전사의 재통합 필요성이 공론화되고 있다.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내년 5월 중 최종 결론을 내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가운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재통합의 법률개정안 발의와 함께 공론화에 나서면서 재통합에 불씨가 확산되고 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철국의원과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등은 23일 오전 9시 30분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전력산업 구조개편정책 10년에 대한 평가와 바람직한 정책방향 결정을 담은 '전력산업 분할 10년,무엇을 남겼나?'라는 주제의 공개토론회를 갖는다.
최철국 의원은 "우리나라가 영국, 미국의 사례를 보고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법을 만들어 발전분할을 했으나 발전회사 민영화가 실패하고 배전분할이 중단됐다"면서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영국같은 재앙 수준의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았으나 연료, 건설, 수급, 정비, 전산 등 모든 분야에서 비효율성이 커지고 있다"며 전력산업의 구조에 메스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지경위 내에서도 이전과 달리 올 들어 발전분할의 폐해와 재통합이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발전분할의 근거가 됐던 구조개편촉진법은 연말에 시한만료로 폐기되는 상황임에도 전기위원회 등 정부 관계자와 전경련을 필두로 한 대기업들은 여전히 발전회사 민영화와 배전분할까지 계속 구조개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스마트그리드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통신업계까지 가세하여 판매분할을 기도하고 있다고도 했다.
◆최철국 이종혁 조승수 등 지경위원들 "발전분할 효과 적어..통합필요"
이와 관련, 최 의원은 주승용 우윤근 등 9명의 의원과 함께 한전의 발전사 재통합 허용을 담고 일몰시한을 2012년으로 늦추는 전력산업 구조개편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최근 발의에 국회 지경위에 제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안현효 대구대 교수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쟁점을 ▲발전분할 효과▲통합구매 효과 ▲도매전력시장 결함 ▲스마트그리드와 전력구조개편 배경 등 4가지로 제시했다. 안 교수는 2008년 산업연구원과 호워쓰충정컨설팅·서울대 공학연구소, 2009년 김대욱 숭실대 교수, 맥킨지 등 최근의 보고서 등을 언급하며 발전 분할의 효과보다 통합의 효과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이 중 호워쓰충정과 맥킨지는 한전이 의뢰한 연구보고서다.
안 교수는 "발전부문의 가장 핵심프로세스라고 할 수 있는 발전운영프로세스는 효율성 수준과 함께 효율성 변화속도도 저하됨으로써 전반적으로 분할 전에 비해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발전분할의 효과는 그 동안의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확정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고 했다. 안 교수는 "연료 중 가장 비중이 큰 유연탄의 연료구매프로세스의 효율성은 2% 정도 상승됐지만 순수경영효율성의 변화속도가 약 3% 정도 하락했다"면서 "연료통합 구매도 통합된 한전은 분할된 발전회사보다 저가구매 유인이 더 커진다"고 했다. 전력거래소 출범으로 도매전력 시장이 생겼으나 전력가격이 상승하지 않고 대신 전력가격의 상승과 변동성, 송전혼잡의 초래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안 교수는 스마트그리드에 대해 "한전은 지능형전력망으로 이해하고 이에 국한해 접근하며, 전력거래소는 신전력시장 활성화 기회로 파악하고, 업계는 신사업영역의 기회로 보고 있다"며 이해당사자간에 동상이몽을 지적했다. 안 교수는 "그러나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인 일반가정의 스마트미터(전자식 전력량계)의 경우 막대한 투자비에 비해 실제 소비자에 효과는 크지 않다"면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사업 등 대부분 전력기반기금에서 지원되는데 사업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정부차원의 조절과 사업 주체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사업의 위험을 회피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라도 한전이 통합되어 운영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전문가들 "발전분할효과보다 통합이득 더 커..전력거래소·전기위 불필요"
안 교수는 "통합의 방향은 전력도매시장은 개방형으로 전환하면서 강제적 형태인 전력거래소를 폐지하고, 송전망과 계통 운영을 통합시키는 방향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통합시 연간 5750억원에서 최대 1조2350억원의 이득을 볼 것이라는 맥킨지 보고서도 소개했다. 안 교수는 아울러 전력공급의 안정성과 연료의 안정적 보급,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녹색에너지 산업기반 구축 등을 위해서도 전력산업이 통합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윤용태 서울대 교수도 발전운영 효율성, 연료통합구매의 필요성, 한전과 발전사업자 간, 발전 사업자 상호간의 유기적 협조체계구축의 필요성 등을 지적하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교수도 "현재 전력산업구조개편이 중단된 상황에서의 전력거래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호동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대표는 "발전분할로 연료구매협상력 약화와 함께 본사 관리인력의 증가와 현장인력 감소로 기형적인 인력구조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전의 간부 대 직원 비율 은 2.53 대 1인데 간부인력 증가율은 28.77%인 반면 직원인력 증가율은 19.09%에 그쳤다는 주장이다. 또한 동일한 업무를 6개 발전회사에서 약 1700여명이 각각 수행히고 전력거래를 위한 한국전력거래소가 320여명 인력에 연간 648억원의 예산을, 구조개편 추진을 위한 전기위원회에 약 50여명 인력을 두고 있다고 했다. 한전과 발전회사 통합시에는 전력거래소 폐지가 가능하며 전력계통 운영(SO) 조직을 제외한 전력시장 운영(MO) 및 지원조직 등은 통합 또는 축소 운영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통합논의 방향에 대해 ▲ 에너지 빈곤층(기초수급 대상자 및 차상위 계층)에 대한 지원방안강화 ▲공공선 훼손하는 분할민영화 정책 철회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에관한법률 폐지 또는 통합을 위한 개정 ▲에너지체제 전환의 통합적 관리를 위한 전력산업의 수직통합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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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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