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일본 기업들의 대규모 기업공개(IPO) 계획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규모 증자 계획이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경제 회복이 견고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대규모 증자 소식이 주식가치 희석 우려로 이어져 벌써부터 주가가 하락하는 등 시장 반응이 호의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최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이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연내 1조 엔 규모의 증자에 나설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계획은 오는 18일 MUFG의 올 상반기 실적공개와 함께 발표될 전망이다. 증자에 성공할 경우 이는 지난 2000년 일본전신전화공사(NTT)의 1조2000억 엔 규모의 신주발행 이후 최대 규모로 기록된다.

지난 16일 일본 전자기기 업체 히타치는 4160억 엔 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마쯔다자동차는 960억 엔 규모의 신주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NEC와 니폰유센K.K.도 연내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 있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17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올해 일본 기업들의 증자 규모는 376억 엔으로 지난해 37억 엔의 10배에 달한다.

노무라증권의 이와사와 세이치로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신주발행을 통한 자본조달 규모가 최고치를 향해 가고 있다”며 “최근 증자 계획이 이어지는 것은 지난해 금융위기로 인해 기업들이 많은 돈을 빌렸지만 아직 그들의 부채를 상환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금 흐름이 원활해지기 전까지는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에 의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UFG와 같은 은행들의 경우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제 사회에서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 강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돼 자본조달이 시급하다. 제조업체들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악화된 재무 상태를 개선하고 공장 및 설비 투자를 위한 자금이 필요한 상태다.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장기 수익을 회복할 수 있을지 확신을 주지 못한 상황에서 잇따른 대규모 증자로 주주들에게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를 주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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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히타치 주가는 지난 16일 신주발행 계획을 공식 발표한 후 8.5% 폭락했으며 다음날 2.6% 추가 하락했다. 히타치는 공모가를 내달 7일~10일 사이에 결정할 방침이다. 치바긴 자산운용의 안도 후지오 스트래티지스트는 “투자자들이 히타치의 성장전략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투심이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분기 일본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2% 증가하는 등 일본 경제가 회복 신호를 보이고는 있지만 성장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씨티그룹의 무라시마 키이치 일본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실물경기는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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